엎친 데 덮친 철강업계 “울고 싶어라”

-전세계적 불황 여파 실적 부진 눈물
-제철소 화재 이어 파업 가능성 악재

실적 부진에 연이은 악재가 덮친 포스코의 제철소 전경. 포스코 제공

 국내 철강업계가 연이은 악재에 휘청이고 있다. 특히 업계 1위 포스코와 2위 현대제철이 ‘내우외환’에 시달리며 동병상련을 겪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포항 2공장 폐쇄를 결정했다. 문을 닫기로 한 곳은 제강·압연 공정 관련 시설로, 현대제철 전체 생산량의 약 3%를 담당해왔지만 불황 속 가동률이 떨어지자 불가피한 선택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의 올해 3분기 영업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7.4% 감소한 515억원이다. 매출액(5조6243억원) 역시 10.5% 감소했다.

 

 실적 부진은 비단 현대제철만의 일이 아니다. 포스코도 철강 부문 3분기 매출액(9조4790억원)과 영업익(4380억원) 모두 각각 2%, 39.8% 감소했다. 중국에서 가동 중인 장가항포항불수강 제철소가 적자에 허덕이자 매각을 검토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동국제강 역시 3분기 매출액(8386억원)은 22.3%, 영업익(215억원)은 79.6% 떨어졌다.

 

 이 같은 국내 철강업체의 동반 부진은 해외 시장의 영향이 크다. 전 세계적인 철강업 불황 아래 중국 철강업체들이 싼값에 수출을 진행하자 한국산 철강이 영향을 받은 것. 한국철강협회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산 철강재 수입은 전년보다 29.2% 상승한 873만t에 이르렀다. ‘엔저’ 영향을 받은 일본산 철강재 수입도 소폭 증가했다.

 

 여기에 미국 수출은 수년째 제자리걸음이다. ‘트럼프 1기’였던 2018년 세워진 무역장벽(연 263만t 무관세 수출 상한선)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내년에 들어설 ‘트럼프 2기’는 한국산 철강에 지금보다 더 심한 규제를 적용할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도 나온다.

 

 외부에서 시달리는 것도 모자라 집안 문제에도 골머리를 앓는다. 포스코는 지난 10일 발생한 포항제철소 3파이넥스공장 폭발·화재 사고로 분위기가 뒤숭숭한 가운데 회사와 노조가 임금협상 등을 놓고 실무진 교섭 중이나 13일까지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양 측이 계속해서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끝내 교섭이 결렬되면 조정 절차를 밟고 파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노조는 파업에 대비한 쟁의대책위원회를 구성한 상태다.

 

 현대제철도 마찬가지다. 노사가 임단협(임금 및 단체협약) 중으로 지난 9월부터 단체교섭을 이어오고 있지만 여전히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노조의 파업 찬반 투표 결과 90% 이상의 노조원이 찬성에 표를 던지며 전운이 감돌고 있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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