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여기는 ‘펫팸(Pet+Famliy)족’의 증가로 명절 연휴의 풍경도 달라지고 있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반려동물이 세뱃돈을 받고, 문화센터에서 반려동물과 함께 영화를 보고, 연휴를 맞이해 동반 여행도 떠나는 시대가 왔다. 오늘날 댕댕이와 냥이들은 설 연휴가 반갑다.
◆ 사람만 한복 입나? 댕냥이가 더 잘 어울려!
최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반려동물 산업박람회 마이펫페어 현장에서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 중 하나가 ‘반려동물 한복’이었다. ‘몽시앙’ ‘베일리펫(메르시컴퍼니)’ 등 관련 업체에서 준비한 한복·케이프 제품으로, 한복이 더 이상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님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미 한복을 입고 개모차에 탑승해 행사를 둘러보는 강아지도 있었다.
2018년부터 반려동물 맞춤옷을 제작·판매하는 ‘미뇽씨 공방’의 이민영 대표는 “반려동물용 한복을 찾는 분이 많다. 보호자가 직접 한복을 만들 수 있는 클래스도 운영 중”이라며 “현재 반려동물 한복을 제작하는 업체가 현재 10곳이 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반려견 ‘한지’ 보호자는 “강아지에게 한복을 입혀서 고향을 찾으면 세뱃돈 액수가 달라진다”고 웃으며 “한옥카페, 한옥마을에 갈 때도 한복을 입히면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반려인은 “예전에 임시보호를 한 강아지가 미국으로 입양을 가게 되어서 한복을 선물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 설 연휴 특별한 이벤트 여는 반려문화 공간
강원 춘천시의 반려견을 위한 문화레저복합타운 ‘강아지숲’은 다음달 2일까지 설날맞이 민속놀이 이벤트를 진행하며 한복을 착용한 반려인과 반려견은 무료로 입장할 수 있는 혜택을 준다. 반려가족 입장객은 윷놀이, 딱지치기, 공기놀이, 연날리기, 제기차기, 투호 등 민속놀이를 즐길 수 있다. 특히 28일과 30일에는 한복을 입고 오면 강아지숲의 모든 시설을 비용부담 없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경북 의성군 ‘펫월드’에서는 30일까지(29일 휴관) 반려견과 영화를 함께 볼 수 있다. 김덕민 감독의 ‘도그데이즈’로, 윤여정 유해진 등 배우들과 여러 강아지들이 ‘공동 주연’을 맡은 작품이다. 펫월드에서 촬영한 작품이라 더 의미가 있다. 그밖에도 반려견과 시골길 산책, 전통놀이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돼 설 연휴 동안 추억을 쌓을 수 있다.
◆ 엿새간 긴 연휴… 댕냥이와 함께 여행 떠나자!
엿새에 이르는 긴 연휴를 맞이해 여행을 떠나는 반려가족도 많다. 경북 경주시에 위치한 반려동물 전용호텔 ‘키녹’은 설 연휴를 앞두고 ‘스테이&세이브’ 패키지를 출시한 결과 이달 25~30일의 객실점유율(총 객실수 34개)은 23일 현재 80%를 넘었다. 특히 26일(97.1%)과 27일(94.1%)은 만실에 가까운 수준이다. 아울러 26일부터 28일까지 사흘간 전체 예약에서 2박 이상 연박 고객 비중은 50%에 달한다. 키녹 관계자는 이번 패키지 출시 배경에 관해 “팻팸족이 늘면서 펫캉스 수요가 급증한 점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반려동물과 함께 비행기를 타고 제주 혹은 해외로 나가는 사람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려견 동반 서비스를 운영하는 이스타항공의 관계자는 “이번 설 연휴 기간 판매 건수가 평소보다 약 3배 증가했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 항공사 최초로 반려견 동반 제주 항공권과 호텔 숙박권을 한 번에 구매할 수 있는 ‘펫 에어텔’을 출시한 이스타 항공은 현재 11개 국제선을 운행 중이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