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검사 결과 ‘매운맛’일까…M&A 영향 주목

-4일 검사 결과 발표…내부통제 내용 포함
-경영실태평가 2등급 나와야 M&A 지장 없어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사 전경. 우리은행 제공 

 금융감독원이 설 연휴 이후에 발표하는 우리금융 검사 결과에 금융권 시선이 쏠리고 있다. 검사 결과에 따라 우리금융이 추진 중인 인수합병(M&A)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이 금융사를 자회사로 편입하려면 금감원이 발표할 경영실태평가에서 2등급 이상을 받아야 한다.   

 

 3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다음 달 4일 오전 ‘2024년 지주·은행 등 주요 검사 결과 관련 브리핑’을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는 이복현 금감원장이 모두발언을 한 뒤, 박충현 금감원 은행담당 부원장보가 검사 결과와 관련한 브리핑을 진행하고 질의응답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이번 발표에는 금융지주와 은행의 금융사고 등 내부통제 관련 사항뿐 아니라 자본비율과 자산건전성, 리스크관리 관련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 금융사 검사 결과가 발표되지만, 이 중에서 우리금융 검사 결과가 가장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우리금융지주·우리은행은 5개월여 동안 상시로 검사를 받았다.

 

 지난해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사태가 불거지자 금감원은 6월 현장검사를 시작한 이후 8월 재검사를 벌이고, 10월부터는 정기 검사에 나섰다. 이 기간을 2주 연장하기도 했다.

 

 이후 지난해 12월 금감원은 검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가 발생한 이후 이달 초로 한차례 연기한 데 이어 2월 초로 다시 미뤘다. 이에 대해 이복현 원장은 검사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발표 시기를 미뤘다고 설명했다. 그는 “위법 행위를 경미하게 취급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매운맛’으로 시장과 국민에게 알리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금감원의 발표 결과가 우리금융이 추진 중인 동양·ABL생명 M&A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번 검사 결과에서 도출되는 경영실태평가 등급에 따라 금융당국의 M&A 인가 승인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동양생명·ABL생명 인수를 발표한 우리금융이 금융사를 자회사로 편입하려면 금감원이 발표할 경영실태평가에서 2등급 이상을 받아야 한다. 결과 발표가 두 차례 연기되면서 우리금융의 M&A 계획은 5개월째 답보 상태다. 

 

 다만 이번 경영실태평가부터 내부통제가 별도 평가 부문으로 분리되고 평가 비중도 기존 5.3%에서 15%로 3배 이상 대폭 상향 조정되면서 2등급이었던 평가 등급이 낮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우리은행은 손태승 우리금융 전 회장의 친인척 관련 법인이나 개인사업자에 거액 부당대출을 해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았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김수홍 부장검사)는 지난 21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과 업무방해 혐의로 손 전 회장을 불구속기소 했다. 손 전 회장은 2021년 9월부터 2023년 8월까지 처남 김모씨가 운영하는 회사에 23차례에 걸쳐 517억4500만원을 불법으로 대출해 준 혐의를 받는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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