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이 체포돼 구금 된 지 52일 만에 석방되면서 민심은 둘로 갈라져 전국 도심 곳곳에서 탄핵 찬반 집회가 열렸다. 지난 8일 윤 대통령의 석방 소식에 탄핵 반대 측은 “우리가 이겼다”며 환호했고, 탄핵 찬성 측은 “재구속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분노했다. 특히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 선고 당일 헌법재판소와 광화문 일대에 탄핵 찬반 시위대가 몰릴 것으로 예상돼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윤 대통령 석방 이틀 차인 9일 서울 용산구와 종로구 등 서울 도심 곳곳에서 탄핵 찬반 집회가 열렸다. 이날 오전 11시 용산구 지하철 6호선 한강진역 일대에서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사랑제일교회가 주일 예배를 열었다. 보수 시민단체 앵그리블루는 오후 1시 보신각에서 탄핵 반대와 핵무장을 촉구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진보성향의 ‘윤석열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오전 11시 종로구 경복궁 서십자각터 인근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15일까지 한 주간을 ‘즉각 파면 촉구 주간’으로 선포했다. 비상행동은 오후 2시부터 고궁박물관에서 운현하늘빌딩까지 행진하고, 오후 7시에는 광화문에서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를 이어간다. 집회 신고 인원은 10만명으로 추산된다. 또한 이날부터 윤 대통령 파면일까지 매일 오후 7시 파면 촉구 대규모 집회를 열고, 10일에는 정당들과 연석회의를 추진한다. 전국 법원, 검찰, 정부청사 등 거점별로 동시다발 1인 시위와 시국선언 발표도 이어질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 탄핵 선고일까지 의원총회와 광화문 장외 집회, 국회 철야 농성 등을 매일 진행하기로 했다.
그뿐만 아니라 윤 대통령 석방으로 기존에 마련한 윤 대통령 탄핵 선고 당일 경비 작전도 수정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탄핵 선고 당일 서울 시내에 기동대 192개 부대, 1만2000여명을 동원할 방침이었으나 윤 대통령 석방에 따라 추가 증원이 검토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탄핵 찬반 시위대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헌법재판소 인근과 광화문 일대에 선고 하루 전 88개 부대 5000명을, 선고 당일에는 144개 부대 9000명을 배치해 접근 불가능한 상태로 만들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대가 습격할 가능성이 있는 미국·중국·일본·러시아·영국·캐나다 대사관과 헌법재판관 자택, 서울중앙지법과 서부지법, 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 당사, 주요 언론사, 국무총리 관저 등에도 40여개 부대를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경비 작전에는 총경급 이상 지휘관 30여명과 경찰 버스와 특수차량을 포함한 장비 620대가 동원된다. 지방에서 상경하는 5000여명 중 일부는 선고 이틀 전부터 서울에서 숙식할 예정이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