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0명 중 7명꼴로 가계경제가 지난해보다 나빠졌다고 여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먹거리를 중심으로 물가 상승에 어려움을 느끼는 비중이 컸고, 소득 감소나 불안정한 일자리 등을 경제적 애로사항으로 꼽은 이들도 있었다.
한국경제인협회는 20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민생경제 현황 및 전망 조사를 통해 이러한 결과를 내놨다.
조사에 따르면 가계경제 상황이 1년 전에 비해 악화됐다고 응답한 비율은 71.5%에 육박했다. 반면 개선됐다는 답변은 28.5%에 불과했다.
1년 전을 100으로 했을 때 현재의 가계경제 상황이 얼마나 개선 또는 악화됐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선 20~30% 악화라 응답한 비중이 26.4%로 가장 높았다. 0~10% 악화(23.2%), 10~20% 악화(21.5%) 됐다는 응답자도 각각 20%를 넘었다. 반면 0%~10% 개선(18.5%), 10%~20% 개선(5.8%) 등 가계경제가 나아졌다는 응답 비중은 높지 않았다. 이를 평균해 보면 국민들의 가계경제 상황은 지난해에 비해 7.7% 정도 악화된 것으로 인식됐다.
경제분야에선 물가 상승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응답한 비중이 71.9%나 됐다. 다음은 실질 소득 감소(11.9%), 일자리 부족 및 불안정(9.5%), 부채 증가(2.7%) 순이었다.
특히 최근 1년간 물가가 가장 크게 올랐다고 느끼는 부문을 묻는 질문에 식료품 및 외식비를 꼽은 응답이 72.0%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대다수 국민들은 먹거리 분야에서 물가부담을 가장 크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에너지비용과 주거비 부담이 컸다고 대답한 응답자 비중은 각각 11.0%와 4.5%였다.
국민 3명 중 2명가량은 내년 가계경제도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1년 후 가계경제 상황 전망을 묻는 질문에 대해 악화할 것이라는 응답 비중이 64.2%나 됐다. 개선될 것이란 응답은 35.8%에 불과했다.
현재를 100으로 했을 때 향후 1년 후 가계경제 상황이 얼마나 개선 또는 악화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선 0~10% 악화할 것이란 응답 비중이 25.1%로 가장 높았고, 다음은 0~10% 개선(24.1%), 10~20% 악화(20.9%), 20~30% 악화(17.9%) 순이었다. 이를 평균해 보면 내년도 국민들의 가계경제 상황은 올해에 비해 5.2% 정도 악화될 것으로 인식됐다고 한경협은 분석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장기간의 경기침체와 고물가로 국민들의 가계형편이 매우 어려워지고 있다”라면서 “민생경제 안정을 위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으로 투자와 고용확대를 유도하고, 특히 먹거리 물가안정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