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S신간] 사람을 잇는 힘, 겸손한 리더의 융합 철학…‘사람을 융합하라’

한의상 팜젠사이언스그룹 회장이 새로운 사람 경영 시리즈인 ‘사람을 융합하라’를 출간했다. 우리가 일상에서 겪는 다양한 인간관계와 사회적 문제들에 대해 융합이라는 관점으로 신선한 통찰을 제시하는 지침서다. 사진은 한 회장이 출간 기념 북콘서트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사진=김두홍 기자

“이 책을 통해 우리 속에 있는 수만가지의 장점을, 내적 능력을 융합했으면 합니다.”

 

글로벌 바이오 제약기업 팜젠사이언스 그룹의 한의상 회장은 지난 21일 2025 팜젠그룹 리더 워크숍에서 진행한 북 콘서트에서 사람 경영 시리즈의 신작 ‘사람을 융합하라’가 전하는 메시지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했다. ‘서로 완벽하게 섞여서 더 나은 시너지를 내는 융합의 가치’가 이 책을 보는 모든 이에게 전하고 싶은 핵심내용이다.

 

앞서 사람만 남았다(2020), 사람이 무기다(2022), 사람은 신이다(2023) 등을 통해 인간 중심 경영 철학을 전해온 한 회장은 이번 책에서 ‘융합’을 화두로 사람과 생각, 기술, 미래를 하나로 엮는 깊이 있는 통찰을 제시했다. 특히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청소년 시절 우유 배달, 신문 배달, 조선소 용접공 일을 하며 생계를 책임지다 글로벌 기업 오너까지 된 자수성가의 인물이기에 책이 주는 메시지는 더욱 와닿는다.

 

한 회장은 무언가에 다른 무언가를 더해 더 나은 가치를 만드는 융합을 실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사례는 물론 역사적으로 위대한 미술가들의 수많은 일화를 통해 그 과정을 알기쉽게 풀어냈다. 일과 인생, 관계와 미래를 새롭게 조명하고, 인간이 가진 가능성을 극대화하는 방법을 자세하게 담아냈다.

한의상 팜젠사이언스그룹 회장이 21일 경기도 화성시 롤링홀스호텔에서 열린 '사람을 융합하라' 출판기념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김두홍 기자
한의상 팜젠사이언스그룹 회장(오른쪽에서 세번째)이 21일 경기도 화성시 롤링홀스호텔에서 열린 '사람을 융합하라' 출판기념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김두홍 기자 

◆일·인생을 가르는 결정적 차이는 융합의 힘

 

한 회장은 팜젠사이언스를 글로벌 제약·헬스케어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현재 신약 개발에도 속도를 높이며 혁신적인 치료제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 회장은 기업 경영 활동은 물론 단국대학교 정보융합기술창업대학원 겸임교수 등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한 회장이 일이나 강연에서 항상 강조하는 부분이 바로 융합이다. 10대 시절 조선소에서 진정한 융합의 의미를 몸으로 체득했다. 하나로 된 철판보다 두 개 이상의 철판을 적정한 강도의 용접봉으로 유연하게 융합시키면 오히려 최대의 인장강도가 나온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런 작업을 하면서 거대한 군함과 그 군함이 우리 영해를 지키는 모습을 늘 상상했다.

 

그리고 그런 융합이야말로 두 가지 이상의 것이 더해져 만들어 낼 새로운 가치의 원동력으로 작용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 회장은 “융합의 의미는 단순한 더하기가 아니라 가치를 창출하는 데 있다. 사람도 그렇다. 제대로 융합되면 부족한 점을 채우고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책은 생각의 융합, 기술의 융합, 사람의 융합, 미래와의 융합이라는 4가지 파트로 나눠 이야기를 풀어가며, 서로 다른 차원에서 융합의 의미를 제시한다. 한 회장이 말하는 인지적 차원의 융합은 다양한 지식과 관점을 통합해 새로운 통찰력을 얻는 과정이고, 기술적 차원의 융합은 서로 다른 기술과 방법론을 결합해 혁신적인 솔루션을 창출하는 것이다. 사회적 차원의 융합은 다양성을 인정하고 상호 이해와 협력을 증진시키는 메커니즘이다. 미래와의 융합은 르네상스 시대의 미술가 라파엘로의 일생을 통해 시간의 밀도를 다르게 활용해야 미래를 바꿀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한다. 열린 사고의 중요성과 정해진 틀을 뛰어넘는 창의적 연결, 공감·인정·협력이 모든 융합의 포인트다.

 

한 회장은 “어려서부터 15년 동안 각종 배달 일과 용접공 생활을 했다. 그랬던 제가 37년을 부양가족에게 풍족한 생활비를 지원했다. 어려운 환경 속에 제약사 회장을 맡고 있고, 책도 쓰게 된 배경이 뭘까. 기업을 숫자로 보지 말라고 한다. 우리가 만든 실적에 얼마나 많은 땀과 노력이 담겨 있는가”라며 “어려서부터 어머니의 영향으로 글을 쓰는 소설가가 되고 싶었다. 용접을 하면서 최고의 소설가, 시인이 되고 싶었고, 가난했기에 부자가 되는 걸 꿈꿨다. 우물 안 개구리처럼 살 필요가 없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10년, 20년 한다고 해서 큰 변화가 생기지 않는다. 저는 신약을 개발했고, 이를 통해 기업은 도전을 지속하고 있다. 전혀 다른 관점으로, 뭐든지 한번 해 보는 거다”라고 인생의 가치관을 밝혔다.

한의상 팜젠사이언스그룹 회장이 21일 경기도 화성시 롤링홀스호텔에서 열린 '사람을 융합하라' 출판기념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두홍 기자 

◆진정한 리더란

 

융합은 한 회장이 생각하는 리더십과도 연결된다. 책에서 리더는 혼자서 모든 것을 잘해내는 사람이 아닌, 어떠한 일에 가장 적합한 사람을 찾아 일과 사람을 융합해 주는 사람이라고 정의한다. 스티브 잡스의 일화를 예시로 설명한다. 애플의 최고 경영자 팀 쿡은 ‘스티브 잡스로부터 경영에 대해서 배운 것 중 가장 핵심이 뭔가?’라는 질문에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내가 갖지 못한 기술을 가진 최고의 사람들을 고용하고, 그들이 도전하도록 만들라는 것”이라고 답했다.

 

한 회장은 “간이 안 좋아 이식을 해야 하는 경우 누가 내게 먼저 간을 내어줄까. 바로 부모님이 아닐까. 우리는 기본적으로 소중한 어떤 것에 대해 희생할 각오가 되어 있다. 그게 리더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주 월요일마다 회의를 하는데 7년 동안 업무적인 얘기를 한 적이 거의 없다. 항상 인문학 강의를 한다. 우리가 정말 좋은 사람이고, 따뜻한 사람이어야 그 따뜻함이 다른 이들에게 전도된다고 생각한다. ‘인물이 가진 이런저런 능력을 활용해서 회사를 발전시키고 돈을 벌어야지’라는 마인드가 전혀 없다. 그저 나와 함께 하는 사람들이 개인적으로 정말 잘 됐으면 좋겠다. 이런 게 리더십이 아닌가”라고 강조했다.

 

책에선 스스로 지켜온 리더십의 일화까지 소개한다. 이른바 ‘상갓집 회동’이다. 과거 지인의 가족 부고를 접하고 병원에 도착하자 조문객이 없어 휑한 빈소에 놀란 한 회장은 많은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조화와 참석을 부탁했다. 썰렁하던 빈소는 조문객들로 붐비게 됐고, 상주는 한 회장에게 안겨 감사의 눈물을 쏟아냈다. 이후 한 회장은 오랜 지인과의 약속은 장례식장에서 종종 잡곤 한다. 어느새 이런 신기한 취미의 동반자가 된 지인이 적지 않다. 사람에 사람이 더해지고 인연에 인연이 더해져 더 나은 인연이 만들어주는 것, 한 회장은 이를 바람직한 리더십의 근본과 일맥상통한다고 설명했다.

‘사람을 융합하라’ 표지 이미지. 팜젠사이언스그룹 제공

◆핵심 키워드, 선함과 배려

 

융합의 핵심에 대해선 선함과 배려를 꼽는다. 특히 선함은 착함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한 요리사가 가난한 사람에게 무료로 식사를 대접하는 일은 착한 행위지만, 선한 행위는 아니다. 낙후된 마을이 안타까워 마을 특산품을 이용한 요리를 개발해 인기를 얻고, 마을 전체가 풍족하게 만드는 행위가 선한 행위다.

 

또 타인의 입장을 헤아리고 마음을 여는 배려에서부터 진정한 융합이 시작된다. 오랜 시간 기업을 이끌며 관찰한 결과다.

 

치열한 경쟁만 있는 것 같은 회사에도 결국 성공하는 사람은 배려를 할 줄 아는 사람이라는 것을 경험을 통해 깨달았다. 거래를 할 때 역지사지를 되새기며 상대의 입장에서 헤아려 보고 손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보장해 줄 방도를 찾는 것이 오히려 성공도가 높았다. 책은 겸손을 바탕으로 연민의 정, 측은지심을 가진 배려의 마음이 융합을 위한 핵심 가치관임을 무엇보다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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