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주한미군을 감축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는 현지 보도가 23일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는 “논의에 정통한 국방 관료들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가 수천명의 미군 병력을 한국에서 감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는 아시아 동맹국들 사이에서 백악관의 공약에 대한 새로운 불안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 귀환으로 주한미군 감축 또는 철수가 논의될 수 있다는 우려는 꾸준히 제기됐으나, 행정부 내에서 구체적인 계획이 검토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매체는 “미 국방부가 개발 중인 선택지는 약 4500명의 병력을 철수해 괌을 포함한 인도태평양 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아이디어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거래에 대한 비공식 정책 검토의 일환으로 고려할 수 있도록 준비되고 있다”고 소식통들을 인용해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대화를 재개하겠다는 의지를 여러차례 드러냈는데, 향후 북한에 제시할 협상 카드 중 하나로 주한미군 감축이 논의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만 이러한 방안은 논의되고 있는 여러 아이디어 중 하나이며, 아직 트럼프 대통령에게까지 보고된 것은 아니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임 1기 시절에도 한국에 주둔 중인 2만8500명의 주한미군을 감축하거나 철수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참모들의 반대로 실현되지는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감축을 시도할 경우 이번에도 의회나 군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인도태평양 내 다른지역으로의 배치는 이러한 반대를 희석시킬 수 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WSJ은 주한미군이 한반도 뿐만 아니라 중국에 대한 억제력으로 여겨졌다며 “한반도에서 병력을 철수하되, 그들을 역내에 계속 두는 것은 감축에 대한 국방부의 우려를 줄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괌은 잠재적 문제지역들과 충분히 가깝지만 중국군이 접근하기는 어려워 미군의 중요한 국방 허브로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