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병원 자동차보험 경상환자 입원료 5년 사이 22배 올라

제도 개선 후 한방병원 입원 경상환자 비율 13→16%로 증가
"자동차보험 진료수가, 건강보험 체감률과 기준 맞춰야"
경상환자 입원 기준 구체화 필요성도

게티이미지뱅크

한방병원에서 상급병실 입원료가 5년 사이 20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보험 경상환자에 대한 진료비 억제를 위해 상급병실 제도를 개선했음에도 불구하고 상급병실료도 한방병원에서 증가세가 확대됐다.

 

26일 보험연구원이 발표한 자동차보험 상급병실 제도 개선 전·후 경상환자 입원진료비 비교와 시사점에 따르면 한방병원의 상급병실 입원료는 2016년 15억원에서 2021년 343억원으로 약 22배 증가했다. 

 

한의원의 1인실 상급병실에 대한 경상환자 입원 유인을 억제하기 위해 2022년 11월 상급병실 적용대상을 한방병원 등 병원급 이상으로 조정한 바 있다. 교통사고 입원치료는 4인실 이상 일반병실 사용이 원칙이지만 ‘치료목적’과 ‘일반병실 부재로 부득이한 경우 7일 이내’ 등 예외적으로 1~3인실의 상급병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입원료는 병실등급과 관계없이 자동차보험에서 전액 보상하고 있다. 이러한 예외규정을 악용해 경상환자의 상급병실 입원을 유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경상환자의 상급병실 입원 병실료는 제도 개선의 취지에 맞게 한의원에서는 줄었지만, 한방병원에서는 증가세가 확대됐다. 2021년 한의원의 상급병실료는 262억원까지 높아졌지만 2022년 제도 개선 이후 지난해까지 한의원의 경상환자 상급병실료 증가율은 크게 줄어든 반면, 한방병원은 24% 증가했다. 

종별 의료기관의 경상환자 입원 병실료 현황.

제도 개선 이후 경상환자의 입원 비율도 한방병원 중심으로 늘고 있다. 경상환자 입원 비율은 2022년 27.9%에서 지난해 28.8%로 소폭 상승했다. 의과 의료기관에 입원하는 비중은 2022년 7%에서 2024년 6%로 줄어든 반면, 한방병원에 입원하는 경상환자 비율은 13%에서 16%로 높아졌다.

 

자동차보험의 낮은 입원료 체감률과 입원환자에 대한 비급여 진료 등으로 의료기관은 자동차보험 환자의 입원을 유인할 수 있어 경상환자 진료비 증가, 자동차보험료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동차보험 경상환자의 의료기관 유형별 연간 입원환자 비율. 보험연구원 제공

전용식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러한 유인을 억제하기 위해  ▲자동차보험 입원료 체감률을 건강보험과 동일하게 조정 ▲표준약관 개정 ▲자동차보험진료비 심사평가 등 세 가지 측면에서 모색할 수 있다고 했다.

 

전 연구위원은 “자동차보험 진료수가는 건강보험과 다르게 입원료 체감률이 적용 기간이 장기라 자동차보험 환자의 장기 입원을 유도할 수 있어 건강보험 체감률과 기준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경상환자의 입원기준 구체화 논의 필요성도 제안했다. 경상환자의 진료 기간이 8주를 초과하는 경우, 진료 기간 장기화에 대한 심사 강화가 시행될 예정이고 분쟁중재 기구 설립이 검토되고 있는데 이에 부합해 경상환자 입원기준과 기한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전 연구위원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일반병실 없이 상급병실만을 가진 의료기관에 대해서는 이에 상응하는 병실료 삭감이나 제재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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