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출판문화협회가 애플을 상대로 결제 수수료와 관련해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게임업계까지 집단 소송 움직임을 보이면서 구글과 애플, 양대 빅테크에 저항하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일고 있다.
1일 출판업계에 따르면 출협은 지난달 2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북부 연방지방법원에 애플을 상대로 한국전자출판문화협회와 함께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법무법인 지향과 미국의 하우스펠트를 공동 대리인으로 선임했다. 출협은 “애플 앱스토어에 어플리케이션을 유통하는 한국의 앱 개발자 전체를 대표해 제기했다. 구글에도 곧 소송을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인앱 결제를 강제한 애플의 행위가 미국 불공정경쟁방지법과 국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 등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는 취지다. 인앱결제는 앱 내에서 이용자들이 유료 결제를 하는 경우, 애플 등 앱 제공자의 결제시스템을 이용하는 것이다. 결제시 최대 30%의 수수료가 발생한다.
출협은 인앱결제 강제와 30% 수수료가 지나치게 높은 애플의 독점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애플과 더불어 2020년 구글이 자사 인앱결제 강제와 30% 고율 수수료 적용 범위 확대 방침을 밝힌 지금까지 5년여간 한국 문화산업과 앱 생태계의 어려움을 초래하고 기업 경영까지 악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인앱결제 수수료로 국내에서 피해 본 금액은 출판분야에서만 연간 대략 600~800억원으로 추정된다.
소장에는 애플이 자사 인앱결제 강제행위 및 과도하고 불공정한 인앱결제 수수료(최고 30%) 부과 행위, 자사 서비스(애플 뮤직 등) 우대 및 경쟁 앱 불이익 제공 행위, 개발자에게 불리한 정책의 일방적 변경 및 통보 등을 적시했다. 아울러 과거 행위에 대한 손해배상도 청구했다.
출협은 “출판사를 포함한 많은 인터넷 IT 콘텐츠 회사들이 플랫폼 기업들의 불공정한 시장 지배력 앞에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이번 소송은 단순히 수수료 인하와 손해배상을 넘어 앱마켓 운영 빅테크의 자의적 운영을 막아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건강한 디지털 생태계를 조성하는 중요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의 인앱결제 수수료를 향한 반감은 국내 게임업계에서도 거세다. 국내 많은 사업자가 애플과 구글의 플랫폼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지만, 최근에는 두 회사에 반기를 드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국내 중견 게임사 P사는 애플 본사를 상대로 과도한 인앱결제 수수료로 발생한 손해를 배상하라며 지난달 2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구글을 상대로도 같은 취지의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국내 게임사가 미국 연방법원에 구글과 애플 앱 마켓 인앱결제와 관련해 소송을 제기하는 일은 처음이다. P사는 지난 10년간 매출 500억원 가운데 140억원을 구글과 애플에 수수료로 지급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중소게임사 100여곳은 인앱결제 수수료가 과도해 사업 존속이 위협받고 있다며 집단행동을 준비 중이다. 인앱결제 피해 공동 대응을 위한 위더피플 사무국에 따르면 이들은 집단 조정을 통해 양사에 지급한 30% 수수료 중 20% 이상을 환수해달라고 요구할 계획이다.
출판계와 게임계의 잇따른 소송 준비에 애플은 스포츠월드에 “이번 소송은 앱 스토어의 운영 방식에 대해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애플은 “애플은 한국 개발자들과의 관계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앱 스토어는 한국에서 혁신과 경제 성장을 이끄는 원동력이 돼왔으며 규모와 상관없이 다양한 개발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플랫폼을 통해 사용자에게 도달할 수 있도록 해줬다”고 이같이 밝혔다.
이어 “애플은 앞으로도 앱 스토어가 사용자에게는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고, 한국 개발자들에게는 훌륭한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혁신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