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대선] 정책은 사라지고 네거티브만 남았다...선거운동 22일간의 기록

지난달 12일부터 시작된 제21대 대통령 선거 선거운동이 22일간의 일정을 끝으로 2일 막을 내렸다. 정책 대결보다는 네거티브에 집중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진은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 사진=뉴시스, 제주도사진기자회 제공

제21대 대통령 선거가 네거티브로 얼룩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는 너나 할 것 없이 네거티브에 열을 올렸다. 정책 대결은 실종되고 네거티브만 남았다. 선거운동 기간 내내 벌어진 진흙탕 싸움에 유권자들은 피로감을 느꼈다.

 

지난달 12일부터 22일동안 이어졌던 선거운동 기간이 2일 막을 내렸다.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사태 여파로 현직 대통령이 파면되면서 헌정사상 두 번째 조기 대선이 열리게 됐다. 지난 29~30일에 열린 사전투표율이 34.74%를 기록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그만큼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이번 대선이지만 후보들은 네거티브에 집중했다.

 

이재명 후보는 내란 심판을 핵심으로 내세웠다. 지난달 12일 광화문 출정식에서 “내란수괴를 재판에 넘기고 대통령직도 박탈했지만, 헌법까지 무시하는 내란 잔당의 2차·3차 내란이 계속되고 있다”며 심판론을 띄웠다. 김문수 후보는 역시 유세 내내 이 후보의 사법리스크를 지적하며 맞불을 놨다. 특히 이재명 후보가 테러 위협에 방탄유리를 설치하고 유세에 나선 것을 비판했다. 김 후보는 “나는 방탄조끼가 없다”, “범죄자를 방탄유리가 지켜주겠냐”고 발언을 쏟아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일 서울 북서울꿈의숲 서문광장에서 유세를 마친 뒤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와 김문수 후보를 동시에 비판하며 차별화를 내세웠다. 그러면서 거대 양당에 피로감을 느낀 유권자들을 공략했다. 

 

대선 TV토론은 역대급 수준 낮은 토론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TV토론은 경제·사회·정치 분야를 주제로 세 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을 구해낼 후보를 검증하는 자리였지만 비전 대신 비방만 이어졌다.

 

특히 정치를 주제로 진행된 세 번째 토론은 주제와 관계없이 오로지 네거티브에만 집중했다. 이준석 후보는 마지막 TV토론에서 이재명 후보 장남을 겨냥해 여성 신체에 대한 폭력적 표현을 재현해 여성 혐오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 후보는 논란이 커지자 사과하며 한발 물러섰다.

 

그러면서 이재명 후보의 사법리스크에 화력을 집중했다. 김 후보는 “지금 5개의 재판을 받고, 주변 인물이 많이 사망하는 참사가 있었다”며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로 이 정도인데 앞으로 대통령이 되면 많은 권한을 가질 텐데 국민들이 불안해한다”고 지적했다. 이준석 후보는 “2019년부터 2021년 10월까지 과일만 2791만원 정도를 법인카드로 사서 사적 유용 때문에 재판받고 있다”며 “집에 코끼리 같은 것을 키우는가”라고 물었다. 또한, 이재명 후보의 과거 형수 욕설 논란을 다시 소환하는 등 네거티브에 집중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일 오전 제주시 일도일동 동문로터리에서 열린 유세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제주도사진기자회

선거운동 막바지에는 댓글 조작팀 논란이 터져 또 한 번 네거티브 공방을 벌였다. 극우 성향의 교육단체 리박스쿨이 자손군(댓글로 나라를 구하는 자유손가락 군대)이라는 댓글 조작팀을 운영해 여론 조작에 나섰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재명 후보는 “국민의힘과 무관하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확실한 연관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짚었다. 김 후보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며 선을 그으며 “감옥에 갈 사람이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면 이 나라가 범죄 꾸러미가 될 것”이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2일 오전 경기 시흥시 한국공학대학교 기술혁신파크(TIP)에서 학생들과 점심식사를 하기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상호 간의 발언을 두고 무차별적인 고소·고발과 막말이 난무하며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민주당이 자신을 고발하자 이준석 후보는 무고죄로 맞고발했다. 더불어 이재명 후보의 아들 관련 해명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후보 아들의 도박 자금과 관련해 이 후보와 배우자, 아들을 조세범 처벌법, 자금세탁 방지법,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최정서 기자 adien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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