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등산 초보도 가능?…‘윔 S’ 든든한 조력자 되다

 

산행은 즐기는 이들에게는 깊은 중독성과 희열을 준다. 반면 초보자에게 자칫 고통으로 다가올 수 있다. 일반 언덕길을 걷는 것과 달리 심폐지구력은 및 근지구력은 물론이고 튼튼한 관절도 뒷받침돼야 하는 생각보다 복합적인 운동이 산행이다.

 

산행 초보자에 속하는 기자는 평소 헬스를 즐기지만 산에는 5분만 올라도 비지땀을 쏟으며 힘겨워하는 타입이다. 그럴 때마다 누가 뒤에서 밀어주거나 대신 걸어주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다. 이러한 생각을 현실로 만들어준 웨어러블 로봇이 있다. 바로 위로보틱스의 ‘윔 S(WIM S)’이란 존재다. 

 

윔 S는 전작 윔을 토대로 만들되 컴팩트하고 유니크한 디자인에 20% 가벼워진 1.6㎏의 무게까지 혁신을 거듭한 제품으로 남녀노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에 주안점을 뒀다. 보행 보조가 필요한 어르신은 물론이고 아웃도어 활동에도 활용 가능한 기어 역할을 기대할 수 있는 제품이다. 당장 기자는 윔 S 가지고 산으로 향했다.

 

 

기자는 최근 서울 서초구와 경기도에 경계에 있는 청계산을 방문했다. 청계산의 높이는 618m로 정상 정복을 목적으로 호기롭게 도전했다. 윔 S라는 믿는 구석이 있었기 때문이다. 

 

◆산에서도 든든한 ‘윔 S’

 

우선 윔 S를 착용하기 전에는 우려가 있었다. 양쪽 허벅지와 허리에 걸치는 타입으로 외부 노출된 기기인 만큼 시선을 끌게 되지는 않겠냐는 걱정이었다. 하지만 막상 산에 오르면 착용했지만 특별히 시선이 느껴지는 경우는 없었다. 메인 기기를 위에 상의를 자연스럽게 덮어주면서 과도한 시선 없이도 자신만의 페이스대로 산행을 즐길 수 있었다.

 

기자는 처음부터 윔 S를 착용한 게 아니라 다리가 힘겹기 시작했을 때부터 꺼내 들었다. 중요한 점은 배낭을 메고도 큰 어려움 없이 셀프 착용이 가능했다. 물론 산행에 앞서 며칠간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면서 착용에 익숙해지기 위한 준비 기간이 있었기 때문이다. 처음엔 어려울 수 있지만 양쪽 허벅지와 허리에 윔 S를 부착한다고 생각하면 쉽다. 또한 전작인 윔을 착용해 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더욱 슬림해진 이번 윔 S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윔 시리즈가 더욱 진화하면서 더 작아지고 더 가벼웠으면 하는 바람은 있다.  

 

산에서도 역시 발군의 실력을 보여줬다. 윔 S에는 에어모드, 등산모드, 아쿠아모드 등 다양한 모드가 존재하지만 당장 필요한 모드는 등산모드였다. 등산 내내 코스에 따라 강도 1에서 4까지 조절하면서 사용했는데 든든한 조력자가 등산을 도와주는 느낌이 들었다. 천근만근이었던 다리를 힘껏 들어 올리고 내딛기를 반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 ‘내가 이렇게 산을 잘탔나’라는 자신감이 붙기도 했다. 테스트할 겸 기기를 꺼보니 다시 글로기 상태로 돌아왔다. 이에 자연스럽고도 확실히 도움을 받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원래 목적은 매봉 정상 정복이었지만 첫술에 배부를 수 없으니 무리하지 않기로 하고 약 2/3까지만 오르고 하산을 시작했다.

 

 

◆하산 시에도 무릎의 충격 덜어줘 큰 도움

하산에서는 더욱 도움이 됐다. 관절이 약한 이들에게는 산을 오르는 것보다 내려오는 것이 힘들다. 본인의 체중을 무릎과 발목 등에 실어야 하므로 고통이 배가 된다. 또한 산을 오르며 사용한 과도한 에너지 때문에 하산 시 자칫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어 절대 만만히 봐서는 안 된다. 윔 S는 하산 시에도 뛰어난 능력을 발휘했다. 본인은 여러 차례 교통사고로 인해 하체가 약한 압박에도 고통스러운 통증이 있다. 하지만 무릎에 실리는 하중을 덜어주는 역할을 통해 관절의 큰 고통 없이도 가뿐하게 하산에 성공할 수 있었다. 

 

에어모드(강도 2)에서는 다리를 들어주는 보조력이 확실히 느껴졌다. 강도를 4로 올리자 보폭이 커지고 걸음이 빨라지는 변화가 나타났다. 등산모드를 켜고 오르막을 오를 때는 효과 체감이 미미했지만, 모드를 끄자마자 숨이 차고 다리가 무거워졌다. 

 

착용감 또한 합격점이다. 산행 복장이 더욱 간소해지는 한여름에도 무난히 사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등산이 끝난 뒤 윔 S의 도움 없이 자체 보행 시에는 별개의 짐이 된다. 또한 하산 이후 도토리묵과 막걸리 한 모금을 하기 위해 들린 식당에서는 다시 기기를 신체에서 분리해야 한다. 분리하는 방법은 착용법의 역순이라 손쉽지만 따로 가방에 보관해야 하기 때문에 귀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점이 윔 시리즈가 다음 버전에서는 더욱 작아지고 더욱 가벼워져야 할 이유다. 윔 S를 이용하지 않는 이외의 시간에도 기기를 의식하지 않고 분리하지 않아도 될 정도가 된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의존’보다는 ‘조력자’로 여기면 든든


아쉬운 점은 배터리 성능을 극한까지 사용해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윔 S는 등산모드 연속 적용 시 총 2시간 내외 사용이 가능하다가 매뉴얼에 적혀있다. 하지만 이번 산행 시간이 2시간 미만이라 배터리 성능을 극한까지 사용해보진 못했다. ‘2시간 넘는 산행을 하다가 배터리가 부족 사태가 벌어진다면?’이라는 질문을 자신에게 던진 후 계획적으로 산으로 향해야 할 것이다. 윔 S에 전적으로 의존하다가 배터리가 중단된다면 힘겨운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특히 산이란 곳은 어떤 예상치 못한 환경이 펼쳐질지 모른 곳이므로 단독 산행 및 무리한 산행 등은 절대 금물이다. 이러한 기초적인 주의사항을 지켜준다면 윔 S는 등산의 즐겁고 편안한 동반자가 될 것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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