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높은 캐디피와 카트비
골퍼들에게 부담
일본·태국·베트남 등 저렴
너도나도 해외로 골프여행
“해도 해도 너무한다. 주중 라운드 캐디피 17만원은 정말 욕 나온다.”
골퍼들이 필드에 한 번 나오기가 도통 쉽지 않다. 여전히 높은 캐디피와 카트비가 골퍼들을 주춤하게 하고 있다. 너도나도 일본이나 태국 등 동남아로 라운딩을 나가는 이유다.
수도권 A 골프장의 경우 최근 캐디피를 17만원까지 인상했다. 지난 2022년 캐디피 13만원에서 15만원으로 인상한다고 대대적으로 공지했다. 이제는 공지도 없이 스멀스멀 인상하고 있다. 15만원인 곳도 여름 무더위가 이어지자 3부 캐디피를 16만원으로 인상했다.
지난해 2010년 9만5000원이던 대중형 골프장의 팀당 캐디피는 올해 14만3800원으로 같은 기간과 비교해 51.4%(4만9000원)나 올랐다. 회원제 골프장의 팀당 캐디피도 같은 기간 51.5%나 올랐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골프장 경영에는 캐디가 필수이지만 대부분 아웃소싱(외주화)으로 운영을 하면서 비용이 올랐다.
최근 국내 골프장의 40% 가량이 노캐디 혹은 마샬캐디(카트만 운전해 주는 캐디) 등 캐디 선택제를 도입하고 있으나 여전히 그 비율이 낮다는 비판도 나온다.
카트비 역시 만만치 않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가 지난해 발간한 ‘2023년 전국 골프장 카트 종합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533개 골프장 중 220곳의 카트비가 10만원으로 4인 기준 1인당 2만5000원을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골프 인구 544만명을 기준으로 한 골프장 이용객 1인당 연간 카트비 지출액은 지난해 21만1000원으로 32.1% 올랐다.

최근에는 리무진 카트 도입으로도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물론 넓은 공간, 각 좌석마다 달려있는 선풍기와 쿨 시트 등이 적용돼 있지만, 가격 측면에서 2배를 받는다. 몇몇 곳은 고객이 선택할 수 없는 구조를 만들어놨다.
나라별 경제 규모와 환경 등을 고려하더라도 해외와 큰 차이라는 평가다. 필리핀 같은 경우 1인 1캐디 비용이 500~600페소(약 1만5000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트 비용도 한국의 4분의 1 수준이다. 1인 1카트 비용이 800~1000페소(약1만9000원∼2만3000원), 1인 1캐디 비용이 500~600페소(약 1만5000원) 정도에 불과하다. 태국은 기본 1인 1카트, 1인 1캐디제다. 캐디피와 별도인 캐디팁만 라운드를 마치고 캐디에게 지불하면 된다. 캐디팁은 보통 400~500바트(약 1만5000원~2만원) 사이다.
그린피와 카트비를 함께 지출하는 게 일반화된 일본에서도 캐디피와 카트비는 한국보다 저렴한 편이다. 일본 골프장 대부분 셀프플레이가 일반화돼 있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캐디 동반 시 캐디피는 1인당 3000엔∼5000엔(3만∼5만원) 수준이다. 골프장에 따라서는 카트비를 받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러다 보니 골퍼들은 계속해서 해외로 나가는 추세다. 골프 부킹 플랫폼 XGOLF가 2023년 조사한 해외 골프 관련 자체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총 724명 중 해외 골프장 경험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80.7%에 이르렀다. 해외 골프장 방문 이유로는 ‘저렴한 골프 비용’이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최근 하나투어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골프 상품 예약은 전년 대비 63% 급증했다.
체육계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카트를 선택할 수도 있지만 손수레 같은 것을 직접 끌고 다닐 수도 있다. 그런 곳이 대부분”이라며 “캐디나 카트에 대한 건 시장의 수요가 존재하는 건 분명하지만 다양한 선택지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