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머니무브’ 구상] ‘부동산 대체투자’ 선언에 증시 랠리…자금이동 속도 붙나

-李 대통령 "부동산보다 금융 투자를" 머니무브 선언
-새 정부 기대감에 코스피 허니문 랠리로 화답…13%↑
-자산 부동산 비중 77% 달해 "단기적 실현 어렵다" 지적

그래픽=강현주 기자

 이재명 정부가 부동산으로 쏠린 대한민국 투자 수단을 자본 시장으로 옮겨가는 머니무브(자금 이동)를 선언했다. 부동산 규제를 강화하고 자본 시장을 활성화해 부동산에 묶인 돈을 자본 시장에 흘러가게 한다는 구상이다.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는 8일 정부의 머니무브와 관련한 사례를 분석하고 전문가에게 추진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이 대통령은 지난 3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부동산) 대출 규제는 맛보기에 불과하다. 맘대로 되진 않겠지만 ‘부동산보다 금융 시장으로 (투자 수요가) 옮겨가는 게 훨씬 더 낫지 않나’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만들려고 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가계 자산구조가 지나치게 부동산 중심으로 치우치면서 내수 소비를 위축시키고 다른 투자처에 돈이 가지 않는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돼 왔다. 통계청의 2023년 3월 말 기준 국내 가계 자산 중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78.6%로, 미국(28.5%), 일본(37%), 영국(46.2%) 등과 비교해 높은 수준이다. 

 

 새 정부의 주식 시장 활성화 정책에 시장은 허니문 랠리로 화답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지난 5월 말 2697.67에서 지난 7일 3059.47로 13.41% 상승했다. 주요국 증시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한국 주식 시장의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상법 개정안이 지난 3일 국회를 통과하면서 향후 지수는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그래픽=권소화 기자

 반면 정부가 지난달 27일 6억원 초과 주택담보대출 제한이라는 초강수 수요 억제 대책을 발표한 이후 집값 급등을 주도했던 지역을 중심으로 거래절벽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서울 25개 자치구의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3일까지 일주일간 서울 아파트는 총 577건이 거래됐다. 이는 직전 일주일(1629건) 대비 1052건(64.6%) 감소한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중심의 자금 흐름을 자본 시장으로 전환하겠다는 정부의 정책에 공감하면서도 현실적으로 실현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현석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투자 수단을 다양화하겠다는 장기적인 정책 방향에 찬성하지만 단기적으로 실현 가능한가를 보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고 진단했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향후 부동산에서 주식 시장으로의 지속적인 머니무브가 나타나기 위해서는 주식 시장의 더 많은 제도 개선과 자본시장에 대한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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