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말인 27일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여파로 대규모정부 전산시스템 장애가 발생하면서 시민 불편이 잇따르고 있다. 우체국 우편·금융 서비스부터 모바일 신분증, 병원 진료 등 실생활과 밀접한 시스템이 멈추면서 곳곳에서 시민 혼란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서울에 거주하는 30대 김모씨는 “중고거래로 어제 우체국 택배를 이용했는데 배송조회가 되지 않는다”며 “거래 상대방도 이해는 해줬는데 물건이 제때 도착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임모 씨는 “아이 예방접종 차 병원에 다녀왔는데 예방접종 시스템 역시 먹통이었다”며 “의사가 우선 병원 자체 시스템에 접종 기록을 남겨놨다”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엑스(X·옛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불편을 호소하는 누리꾼 글이 이어지고 있다. 한 이용자는 “주거래 은행이 우체국인데 이체도 결제도 안 되는 상황”이라며 “식당에서 결제하려는 데 안 돼서 급히 다른 통장으로 현금을 뽑았다”고 했다.
다른 이용자는 “외국에 갔다가 며칠 전 귀국하고 오늘 모바일신분증과 재난지원금 이의 신청, 전입신고를 계획하고 있었는데 아무것도 못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경찰 112 신고시스템에는 문제가 없지만 사건 접수 여부나 수사 진행 상황을 알리는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킥스) 카카오톡 메시지·SMS 발송은 현재 안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 경찰관은 “이번 화재로 KICS SMS나 우편발송이 현재 정지된 상태라고 안내받았다”며 “국가법령정보센터도 접속이 안 돼 고소인 상담 등 업무 중법령을 찾아보려 할 때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전날 오후 8시20분쯤 정부 전산시스템이 있는 대전 유성구 화암동 국가정보자원관리원 5층 전산실에서 리튬이온 배터리 폭발로 불이 났고 이날 오전 6시30분쯤 초진됐다. 이 화재로 모바일 신분증과 국민신문고, 정부24 등 정부 업무시스템 647개의 가동이 중단된 것으로 파악됐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