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자 유커 온다”… 호텔·면세·유통업계 ‘큰손맞이’ 분주

中 국경절 연휴와 겹쳐 시행
호텔, 패키지 출시에 할인행사
면세점, 사은품·캐시백 이벤트
백화점·뷰티도 맞춤 혜택 확대
“전략 고민… 매출 회복 기대”

“중국 단체관광객 맞을 채비하자!”

 

29일부터 중국인 단체관광객 무비자 입국 허용이 시작된다. 국내 관광·유통업계는 본격적으로 늘어날 중국인 손님맞이 준비에 나서는 중이다.

 

내년 6월 30일까지는 전담 여행사를 통해 모집된 3인 이상 중국 단체관광객이 비자 없이 최대 15일간 한국 전역을 여행할 수 있다. 제주도의 경우 기존과 동일하게 개별·단체 관광객 모두 30일 무비자 입국이 유지된다. 정부는 이번 조치로 내년 6월 말까지 약 100만명의 추가 방한객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관심을 모으는 기간은 10월 첫째주다. 중국 최대 명절인 국경절 연휴(10월 1~7일)와 맞물려 무비자 정책이 시행된 상황이다. 지난해 10월 한국을 찾은 중국 관광객은 39만2000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동월의 69% 수준이었다. 올해 7월에는 60만명이 넘게 입국해 회복세가 뚜렷해진 만큼 업계는 10월 이후 방한객 증가세에 주목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경절 여행은 이미 수개월 전 예약이 이뤄진 만큼 즉각적인 효과는 크지 않겠지만 무비자 시행 자체가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긍정적인 시그널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히려 연말과 내년 상반기로 갈수록 유입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가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오는 29일부터 3인 이상 중국인 단체 관광객을 대상으로 무비자 입국을 허용한다.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입국장 전광판에 중국어 광고가 표출되고 있다. 뉴시스

관광업계는 단기 성과보다는 장기적 파급효과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한 중국 단체관광객 전담 여행사 관계자는 “국경절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 같고 연말이나 내년 초가 되어야 실질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호텔과 리조트업계는 발 빠르게 프로모션을 준비 중이다. 파라다이스 호텔은 중화권 고객을 대상으로 공연·놀이시설 이용권을 묶은 패키지를 선보였다. 제주의 드림타워 복합리조트도 위챗페이를 활용한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유통업계도 ‘큰손’ 맞이에 나섰다. 신라면세점은 무비자 시행 첫날 인천항에 입항하는 대형 크루즈 승객을 대상으로 사은품과 화장품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롯데면세점은 올해 초 중단했던 다이궁(보따리상) 거래를 재개해 최근 석 달간 매출 비중의 10%가 이들을 통해 발생했다.

 

신세계면세점은 ‘포춘백’ 증정과 위챗페이 캐시백 등 이벤트를 마련해 국경절 첫 주에만 약 4000명의 단체 관광객이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백화점·편의점·화장품 업계도 마케팅 강화에 나섰다. 롯데백화점은 중국인 고객 대상 사은품 증정 행사를 운영 중이다. GS25는 알리페이 결제 고객을 위한 프로모션을 마련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인천공항 면세점에 설화수 팝업스토어를 열고 LG생활건강과 CJ올리브영도 중국인 관광객 전용 혜택과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중국 관광객들의 쇼핑 트렌드가 바뀐 만큼 맞춤형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며 “무비자 정책이 매출 회복의 기폭제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오는 29일부터 3인 이상 중국인 단체 관광객을 대상으로 무비자 입국을 허용한다. 내수 부진으로 침체에 빠져있던 유통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서울 중구 명동거리 한 상점에 중국 간편결제 시스템인 위챗페이 결제 행사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뉴시스

 업계에서는 이와 함께 관광 트렌드의 변화에 주목한 상품을 모색할 필요도 있다고 보고 있다.

 

국내에 해외 관광객 대상 데이투어 상품을 선보이고 있는 묘청 원더라운드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방한 관광 트렌드가 근본적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묘 대표는 “중국 관광객은 예전처럼 단순 관광지를 찾지 않는다”며 “대신 로컬 문화, 뷰티, 쇼핑, 클럽, K팝 등 한국인이 즐기는 라이프스타일에 더 큰 흥미를 보인다”고 말했다.

 

이는 중국 내 한류 콘텐츠의 영향력도 확대된 영향이 크다. 묘 대표에 따르면 과거에는 샤오홍슈나 웨이보에서 한국 관련 키워드가 많지 않았다. 최근에는 상위 10개 검색어 중 절반가량이 한국과 연관되는 식이다.

 

그는 “최근 중국인 MZ세대는 한국인이 잠시 열광했다가 빠져나간 공간을 채우는 방식으로 K컬처를 소비한다”며 “한때 한국에서 유행했던 증명 사진관은 지금 외국인 고객이 더 많을 것”이라고 사례를 들었다. 

 

이어 “음식 소비 방식 역시 변화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며 “요즘 외국인들은 한국인이 즐겨 찾는 맛집 리스트를 보고 그대로 움직인다. 예를 들어 가수 지드래곤이 다녀간 금돼지식당 같은 곳이 외국인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된다”고 덧붙였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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