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 강화 여파…수도권 월세 10년 만에 최고 상승률

 

정부의 부동산 대출 규제 강화 이후 전세 수요가 월세로 이동하면서 월세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전세대출 문턱이 높아지자 임차인들이 월세나 반전세로 전환하고 임대인들은 금리 부담을 월세로 전가하면서 임대차 시장 구조가 월세 중심으로 빠르게 변하는 양상이다.

 

9일 리얼하우스가 KB부동산 월간 시계열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9월 수도권 아파트 월세 상승률은 6.27%로 최근 10년 사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서울은 7.25%, 경기가 5.23%, 인천은 7.8% 각각 상승했다. 같은 기간 아파트 전세가격은 서울 2.08%, 경기 0.99%, 인천 0.39% 상승에 그쳤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9월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보증금 제외)는 144만3000원으로 1월보다 7.4% 올랐다. 월세 상승률은 2020년 1%를 시작으로 2021년 4.26%, 2022년 5.54%, 2023년 5.25%를 기록하며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전세대출 규제에 월세 거래 비중 60% 돌파

 

전세의 월세화 흐름은 거래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9월 전국 주택 월세 거래 비중은 62.6%로 전년보다 5.2%포인트 늘었다. 월세 비중은 아파트가 47.4%, 비 아파트는 76.1%로 특히 다세대·연립주택 중심으로 월세화가 빠르게 진행됐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연이은 전세대출 규제가 시장 구조 변화를 가속했다고 진단한다. 6·27 대책과 9·7 대책에 이어 10·15 대책에서 1주택자 전세대출에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을 적용하면서 전세 수요가 위축됐고 전세 매물 감소가 월세가격 상승을 부추겼다는 것이다.

 

수도권 월세 가격 상승세와 비중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최근 서울 남산타워에서 시내 아파트단지 모습이 보이고 있다. 뉴시스

 

◆내년에도 상승 전망 우세…“월세 부담 확대 불가피”

 

부동산R114의 ‘2026년 상반기 주택시장 전망’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0.9%가 내년 월세 상승을 예상했으며 하락 응답은 5.3%에 그쳤다. 전세가격 상승 응답도 57.8%로 나타나 임대차 전반의 가격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월세 상승세가 장기화될 경우 서민층 주거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수도권의 월세 부담률은 최근 1년 새 22%에서 25%로 상승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고금리 기조가 유지되는 한 월세 상승 압력은 지속될 것”이라며 “정부가 주거비 지원 확대와 공급 안정책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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