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완성차업계가 오는 16일까지 열리는 ‘2025 코리아 세일 페스타(코세페)’에 대규모로 참여하며 연말 내수 시장 잡기에 나섰다. 현대차·기아를 비롯해 KG모빌리티(KGM), 한국GM, 르노코리아 등 주요 완성차 브랜드가 수백만원대 현금 할인과 저금리 금융 혜택을 앞세워 고객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연말로 다가온 개별소비세(개소세) 인하 종료 시점을 앞두고, 소비 심리를 자극해 내수 판매를 확대하려는 전략적 행보다.
◆현대차, 12개 차종 최대 500만원 할인…친환경 라인업 집중
현대자동차는 코세페 기간 동안 총 12개 차종, 선착순 1만2000대 한정 할인 판매를 실시한다. 아이오닉 9은 최대 500만원, 그랜저·싼타페는 200만원, 쏘나타·투싼은 100만원의 할인 혜택이 적용된다.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도 GV80 최대 500만원, GV70·G80 최대 300만원이 할인된다. 현대차는 특히 전동화 라인업 강화 모델(아이오닉, 하이브리드, 수소차 등)에 혜택을 집중해, 친환경차 중심의 수요 확대를 유도한다. 또한 대량구매 고객을 위한 법인·렌터카 전용 프로그램도 병행 중이다.
◆기아, 10일까지 최대 5% 할인…‘K-페스타 특별 구매지원’
기아는 10일까지 한정으로 12종 인기 차종 5000대에 대해 3~5% 할인율을 적용한다. 할인 대상은 ▲K5 ▲K8 ▲타스만 ▲니로 HEV ▲봉고 LPG ▲K9 등이며 구매 시 ‘K-페스타 구매지원금’ 50만원이 추가로 제공된다.
생산월에 따라 할인율이 달라지며 재고 물량 중심의 선택적 할인 방식이 적용된다.기아 관계자는 “코리아 세일 페스타를 통해 고객 부담을 줄이고 연말 구매 유인을 높이고자 한다”며 “11월은 실질적으로 기아 차량을 가장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시점”이라고 밝혔다.
◆KG모빌리티, 토레스·렉스턴 스포츠 등 최대 300만원 할인
KG모빌리티(구 쌍용자동차)도 ‘코세페’에 참여하며 전 차종에 걸친 프로모션을 전개한다. 주력 SUV 토레스는 최대 200만원 현금 지원과 36개월 무이자 할부(선택형) 혜택이 제공된다. 또한 픽업 모델 렉스턴 스포츠·칸은 최대 300만원 할인 또는 저금리(3.9%) 장기 할부 프로그램 중 선택할 수 있다. 코란도, 티볼리 구매 고객에게는 1년 무상 보증 연장 서비스와 50만원 상당 옵션 지원이 함께 주어진다.
KG모빌리티 관계자는 “최근 SUV 중심으로 수요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토레스 등 주력 차종을 중심으로 합리적 구매 여건을 조성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KGM은 이달 한 달간 전국 전시장 시승 이벤트도 진행하며 시승 예약 후 출고 고객에게 엔진오일 무상 교환 쿠폰(2회)을 추가 제공한다.
◆ 한국GM, 전 차종 저금리+현금 지원
한국GM은 쉐보레 브랜드를 중심으로 전 차종 대상 할인을 내걸었다. 트랙스 크로스오버, 트레일블레이저 등 주요 모델 구매 시 3.5~4.9% 금리 장기 할부를 이용할 수 있으며, 2025년형 모델은 3.9% 콤보 할부 선택 시 현금 50만원이 추가 지원된다. 또한 기존 쉐보레 차량 보유 고객에게는 재구매 지원금 50만원, 7년 이상 노후 차량 보유 고객에게는 20만원 추가 지원금을 제공한다. 고급 브랜드 캐딜락 리릭(Lyriq)은 전기 SUV 구매 고객에게 최대 1700만원 현금 지원이 이뤄진다.
GM 관계자는 “기존 오너의 재구매율을 높이고, 전기차 시장 내 점유율 확대를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 르노코리아, 전기 SUV 세닉 최대 350만원 혜택
르노코리아는 코세페 기간 전 차종 특별 지원금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대표 SUV 그랑 콜레오스는 30만원 현금 지원과 60만원 상당의 옵션·액세서리 구매비가 제공된다. QM6 역시 생산 시기에 따라 혜택이 차등 적용된다.
가장 주목받는 모델은 신형 전기 SUV 세닉(Scenic)으로 전기차 특별 지원금 300만원에 더해 보조금 소진 지역 고객 50만원 추가 지원이 포함된다. 르노코리아는 자사 차량 보유 또는 구매 이력이 있는 기존 고객에게 로열티 지원금 50만원도 추가로 지급한다.
업계는 이번 행사를 연말 내수 시장을 지키기 위한 마지막 승부수로 보고 있다. 상반기 이후 완성차 내수 판매가 둔화되고, 고금리·물가 부담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코세페는 단기적으로 소비 회복을 유도할 수 있는 유일한 전국 단위 행사라는 평가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코세페가 단기적인 판촉 효과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며 “금리와 경기 여건이 개선되지 않는 한 내수 회복세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