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저스 쿠팡 한국대표 30일 경찰 출석… 한미통상 긴장 속 입장은

사진=뉴시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둘러싼 쿠팡의 이른바 ‘셀프 조사’ 논란과 관련해 증거인멸 등 혐의로 고발된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 임시대표가 오는 30일 경찰에 출석한다.

 

2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쿠팡 수사 종합 태스크포스(TF)는 30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사로 로저스 대표를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이번 조사는 경찰의 세 차례 출석 요구 끝에 성사됐다.

 

로저스 대표는 국회 쿠팡 청문회 다음 날인 지난 1일 출장을 이유로 출국한 뒤 경찰의 두 차례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경찰은 출국정지를 신청했으나 검찰이 자진 입국 가능성을 이유로 반려했다. 이후 로저스 대표는 지난 21일 입국해 3차 출석 요구에 응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로저스 대표에게 적용된 혐의는 공무집행방해와 업무방해 등이다. 경찰은 쿠팡의 내부 조사 과정에서 증거인멸 정황이 있었는지와 개인정보 유출 관련 ‘셀프 조사’ 결과를 외부에 공개하게 된 경위를 집중적으로 확인할 방침이다.

 

앞서 쿠팡은 지난달 25일 해킹으로 약 3300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으나 실제 저장된 정보는 3000명 분량에 불과하다는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경찰 역시 사전 협의 없이 이뤄진 조사라고 밝히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달 31일 로저스 대표를 포함한 전·현직 쿠팡 임원 7명에 대해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로저스 대표가 국회에서 한국 국가정보원의 지시로 개인정보 유출 용의자를 만났다는 취지로 답변한 것이 위증에 해당한다는 판단이다. 국가정보원도 해당 발언을 부인하며 위증 혐의로 고발을 요청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로저스 대표는 이와 별도로 산재 은폐 의혹과 관련해 노동계와 시민사회단체로부터 증거인멸, 업무상 과실치사,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의 혐의로도 고발된 상태다.

 

경찰은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 피의자를 중국에서 먼저 접촉해 자체 조사를 진행한 점과, 수천만 건에 달하는 계정 유출 사실을 3천 건으로 축소 발표한 배경에 고의성이 있었는지도 들여다보고 있다.

 

로저스 대표가 국회 청문회에서 쿠팡의 조치가 정당했다는 입장을 고수해 온 데다, 쿠팡을 둘러싼 제재와 조사 움직임이 한미 통상 현안으로까지 거론되고 있는 만큼, 출석 과정에서 포토라인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도 주목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국 관세 재인상 언급 배경에 미국 기업인 쿠팡에 대한 조치가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쿠팡은 한국 법인 지분 100%를 미국에 상장된 모회사 쿠팡Inc가 보유하고 있다.

 

다만 경찰은 이번 수사가 국내 법과 절차에 따른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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