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동결에도 대출금리 불안…차주 부담 커지나

서울 시내 은행에 주택담보대출 상품 안내문이 붙어있다. 뉴시스
서울 시내 은행에 주택담보대출 상품 안내문이 붙어있다. 뉴시스

기준금리가 동결됐지만 대출금리 불안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28일 기준금리를 연 2.50%로 유지하면서 8회 연속 동결 기조를 이어갔다. 다만 시장금리와 은행권 조달비용이 상승하면서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금리는 이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은행채 금리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함께 상승하면서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지난 21일 기준 연 4.53~7.13%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연 3.93~6.23%였던 것과 비교하면 상단은 0.90%포인트, 하단은 0.60%포인트 높아졌다. 3월 27일 기준 연 4.41~7.01%와 비교해도 상승세가 이어졌다. 고정형 주담대 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가 지난해 말 3.50%에서 이달 21일 4.24%로 오른 영향이 컸다.

 

변동형 주담대 금리도 안심하기 어렵다. 신규 코픽스 기준 주담대 변동금리는 같은 기간 연 3.63~6.03%로, 지난해 말 연 3.77~5.87%와 비교하면 하단은 낮아졌지만 상단은 0.16%포인트 올랐다. 코픽스는 지난해 말 2.81%에서 3월 2.82%, 4월 2.89%로 상승했다. 은행의 예·적금 등 수신금리 인상과 채권 발행 비용 증가가 반영되면서 변동금리 차주에게도 부담이 전가될 수 있는 구조다.

 

신용대출 금리도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5대 은행의 1등급·1년 만기 신용대출 금리는 지난 21일 기준 연 4.10~5.74%로 지난해 말 연 3.84~5.36%보다 상·하단이 모두 올랐다. 은행채 1년물 금리도 같은 기간 2.82%에서 3.36%로 상승했다. 주담대뿐 아니라 신용대출을 보유한 차주들도 이자 부담 확대를 피하기 어려운 셈이다.

 

문제는 향후 금리 경로다. 한은은 성장세와 물가 흐름을 고려해 추가 인하보다는 긴축 경계감을 유지하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동결에도 채권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은행권 대출금리 인하 체감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기존 변동금리 차주는 코픽스 상승분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고, 신규 대출자는 은행채 금리와 가산금리 흐름에 따라 더 높은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가계부채 관리 기조도 변수다.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가 이어지는 가운데 은행들이 위험관리 차원에서 가산금리를 조정할 경우 기준금리 동결 효과는 더 약해질 수 있다. 기준금리가 멈췄다고 해서 차주의 이자 부담이 곧바로 줄어드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시장금리 상승과 은행 조달비용 부담이 이어지는 한 대출금리 불안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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