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증시를 들었다 놨다 한 중동 전쟁이 15일 사실상 마침표를 찍으면서 종전의 온기가 퍼질 수혜 업종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날 코스피는 반도체 투톱 삼성전자(4.50%)와 SK하이닉스(6.42%)를 중심으로 한 대형주 강세에 힘입어 단숨에 8500선을 되찾았다. 그간 증시를 발목을 잡아온 중동 리스크를 털어내자,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전반적으로 회복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유류비 부담 완화 기대에 항공∙여행주 상승…건설 등 재건 테마도↑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로 세계 에너지 공급망의 요충지 호르무즈 해협이 재개방되면 국제 유가도 점차 제자리를 찾아갈 걸로 보인다. 당장 이날 국제유가는 배럴당 80달러대로 크게 내려앉았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진정세를 보이는 가운데 유류비 부담이 완화된 거란 전망에 항공∙여행주들이 껑충 뛰어 대표적 수혜 업종으로 떠올랐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대한항공은 전장 대비 12.78% 뛴 3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아시아나항공(13.86%)과 제주항공(18.66%)도 큰 폭으로 올랐다. 아울러 하나투어(4.90%), 모두투어(5.02%), 노란풍선(6.78%) 등에도 매수세가 붙었다.
중동 재건 수요가 급증할 거란 기대감에 관련 테마주들도 급등하며 종전 소식의 수혜를 톡톡히 누렸다. 삼성물산(14.58%)을 비롯해 삼성E&A(9.45%), 대우건설(4.81%), GS건설(5.03%), DL이앤씨(6.90%) 등이 줄줄이 빨간불을 켰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정보기술(IT) 같은 확실한 호실적 업종으로 압축 대응한 후 리스크 해소와 변동성 감소 시 순환매를 기다릴 호실적 업종(조선∙방산∙전력기계∙증권 등)으로의 포트폴리오 분산 전략을 조언했다.
◆종전이면 주가 하락?…방산은 종전 수혜주
한편, 중동 전쟁이 끝난 것이 국내 방위산업에는 오히려 기회라는 분석이 제기돼 눈길을 끈다. 종전을 하면 방산주의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시각은 전통적 오해라는 이야기다. 전쟁 종료 후 본격화될 중동으로 향하는 수출 파이프라인이 대거 기다리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예컨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사우디아라비아 국가방위부와 장갑차, 자주포 등 지상무기 수출과 현대화 사업을 협의해왔다. 종전 후 협상 재개와 함께 수주 가시화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현대로템은 이라크와 K2전차 약 250대 수출을 논의해왔는데, 중동 정세 안정화로 협상 재개가 가능해지면 올 하반기 또는 내년 상반기 내 계약 체결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강태호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종전에 따른 투자심리 악화 및 일시적 수주 공백 우려로 한국 방위산업 벨류에이션이 매력적인 구간에 진입했다”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의 내년도 주가수익비율(PER)은 당사 추정치 기준 각각 18.4배, 16.5배로 글로벌 동종기업 평균(약 26배) 대비 저평가 상태”라고 짚었다.
한국 방산기업의 생산능력(CAPA)∙납기 경쟁력, 현지 생산체계 구축 등을 감안하면 현재와 같은 할인은 정당화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강 연구원은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 역시 연내 천궁Ⅱ 추가 수주와 기존에 수주한 천궁Ⅱ 인도를 고려할 때 실적 및 멀티플 상향의 여지가 높다”면서 “이란 전쟁 종전 후 중동향 수주 논의 가속화와 함께 하반기 방산업종 주가가 상승 추세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에 방위산업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했다.
노성우 기자 sungcow@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