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손해보험이 펫보험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며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그간 해외여행보험 등 소액단기보험(미니보험) 중심이었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국내 펫보험 시장은 메리츠화재가 독주 체제를 구축한 가운데 대형 손보사들이 점유율 확대를 두고 각축전을 벌이고 있어, 후발 주자인 빅테크 기반 보험사의 진입이 시장 판도에 미칠 영향에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최대 4000만원 보장·플랫폼 연계 서비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손보는 최근 펫보험을 출시했다. 수술 당일 의료비 최대 500만원, 연간 총 의료비 최대 4000만원까지 보장 한도를 넓힌 것이 특징이다.
상품 구조 측면에서는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히는 방식을 채택했다. ‘수술당일형’, ‘수술입원형’, ‘수술입통원형’으로 세분화된 3종의 플랜 구성을 통해 가입자가 반려견의 연령이나 건강 상태, 개별 예산에 맞춰 맞춤형 상품을 설계할 수 있도록 했다. 불필요한 특약을 줄이고 필수 보장 중심으로 구조를 슬림화해 초기 가입 문턱과 매월 지출되는 보험료 부담을 동시에 완화했다는 평가다.
마케팅과 부가 서비스 영역에서도 차별화를 시도했다. 반려견 훈련사 강형욱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펫보험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허무는 한편, 반려동물 실종 시 위치 기반 알림을 통해 주변 사용자들과 정보를 공유하는 ‘같이찾개’ 서비스도 제공한다. 카카오 플랫폼의 연결성을 기반으로 모바일 인프라를 활용해 발견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단순한 보험금 지급을 넘어 양육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일상적 상황에 대응하는 기술 기반 서비스를 차별화 요소로 배치했다.
◆미니보험 한계 극복…장기보험 라인업 확대
이처럼 카카오페이손보가 보장 범위 확대와 편의성 제고를 전면에 내세운 이유는 선발 주자들이 선점한 시장 구조를 돌파하기 위한 장치로 풀이된다. 현재 국내 펫보험 시장은 메리츠화재가 과반 안팎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손보업계 전체 펫보험 보유계약 규모는 총 25만1822건으로 집계됐으며 이 중 메리츠화재의 가입 건수(지난해 6월 말 기준)는 13만건이다. 이 뒤로 DB손해보험, 삼성화재, 현대해상 등 대형 손보사들이 추격하는 구도다.
이처럼 선두권 경쟁은 치열하지만 까다로운 가입 조건과 높은 보험료 탓에 국내 펫보험 가입률은 여전히 한 자릿수 대에 머물러 있다. 다만 향후 관련 제도 정비와 반려동물 양육층의 인식 개선에 따라 시장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 같은 시장의 성장 잠재력에 주목한 카카오페이손보는 가입 문턱을 낮추고 보장을 세분화하는 전략을 통해 펫보험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특히 그동안 카카오페이손보는 해외여행자보험이나 휴대폰 파손보험 등 가입 기간이 짧고 구조가 단순한 미니보험 상품에 집중해 왔다. 이들 상품은 단기간에 가입자를 유치하는 데는 유용하지만, 보험사의 장기적인 기초 체력과 전사적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실제 카카오페이손보의 연도별 당기순손실 규모는 2023년 373억원, 2024년 482억원, 2025년 524억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가입자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단기보험 중심의 포트폴리오 특성상 수익 구조가 뒷받침되지 못한 영향이다. 특히 장기적인 시장 안착과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한 인프라 투자 비용 등이 지속해서 투입되면서, 외형 성장 속도에 비해 수익성 개선은 다소 지연됐다.
이 같은 수익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카카오페이손보는 수익성이 높은 장기 보험 라인업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최근 영유아보험과 건강보험에 이어 펫보험 시장까지 영역을 넓힌 것도 이러한 체질 개선 시도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카카오톡과 카카오페이 플랫폼을 기반으로 이용자 접점을 확보한 만큼, 이를 활용해 장기보험 수요를 얼마나 흡수할 수 있을지가 향후 수익성 개선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주다솔 기자 giveso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