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 랠리 오나…코스피, 9천피 날갯짓

코스피, 2% 상승…8700선 회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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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피가 100일 넘게 전세계 증시를 짓눌러온 전쟁 리스크에서 벗어나면서 9천피, 나아가 1만피를 향한 랠리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물론 이번 중동 전쟁과 에너지 가격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아직 완전히 해소된 건 아니다. 하지만 인공지능(AI)과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이익 모멘텀이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데다 올 2분기 실적 시즌도 다가오는 만큼 기대는 충분히 가져볼 만한 분위기다.

 

◆코스피…8700선 회복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180.62포인트(2.11%) 상승한 8726.60에 장을 마쳤다.

 

 전장보다 150.57포인트(1.76%) 오른 8696.55로 출발한 지수는 8700선을 오르내리다가 외국인의 매수 심리가 잠시 주춤해지자, 8540선까지 밀리며 잠깐 하락 전환하기도 했다. 그러나 외국인의 매수세가 다시 살아나면서 지수는 다시 고개를 위로 향했다.

 

 투자자 수급 상황을 살펴보면 외국인과 개인의 공수 역할이 뒤바뀐 모습이다. 이날까지 3거래일 연속 ‘사자’에 나선 외국인은 1조5374억원을 순매수해 기관(7035억원)과 함께 지수를 밀어올렸다. 전세계 자금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였던 미국 항공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상장 이벤트가 끝나면서 다시 한국 증시로 고개를 돌린 모습이다. 반면, 최근 주가 조정 국면에서 외국인이 쏟아낸 물량을 받아냈던 개인은 차익 실현에 나서 2조1827억원을 팔아치웠다.

 

 미국과 이란이 전쟁의 종지부를 찍기 위한 양해각서에 전자서명을 마쳤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논란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축하는 등 지정학적 긴장감이 누그러지는 흐름은 확실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간밤 미 뉴욕증시에서 반도체 중심 기술주의 강세 속 국제 유가와 금리가 하락하며 전반적으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되살아났다.

 

 삼성전자(1.78%)가 34만원대, SK하이닉스(4.11%)는 238만원대로 각각 올라섰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 2000조원을 회복했다.

 

 방산과 재건 관련 테마주들의 강세도 두드러졌다. 종전으로 국내 방위산업이 오히려 수혜를 볼 거란 전망이 나오면서 매수 심리를 자극한 걸로 풀이된다. 

 

 중동으로 향하는 수출 파이프라인이 본격적으로 재개될 거란 기대감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9.13%), 현대로템(6.34%),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18.58%) 등이 껑충 뛰어올랐다.

 

 이번 전쟁으로 중동 9개국에서 40개 이상의 주요 에너지 자산이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재건 사업 규모만 최대 580억달러에 달할 거란 예상이 나온다. 이에 설계와 조달, 시공까지 가능한 국내 건설사에 재건 수요 집중이 점쳐지는 가운데 DL이앤씨(13.16%), 대우건설(19.87%) 등이 두자릿수 상승률을 찍었다.

 

 한편, 코스닥 지수는 전장 대비 15.35포인트(1.48%) 내린 1018.68에 마감했다.

 

◆종전 랠리 시작될까

 

 불장을 이어온 국내 증시에 찬물을 끼얹었던 전쟁 리스크가 일단락 되면서 상승 랠리에 다시 청신호가 켜질지 관심이 쏠린다. 전날까지 최근 7거래일 간 코스피시장에서는 서킷브레이커 1회, 사이드카 총 6회(매도∙매수 각 3회)가 발동됐을 정도로 변동성이 극심하다는 건 분명 고민거리다. 다만 지수가 다시 회복되는 과정에서 쏠림 현상은 일부 완화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달 코스피가 28.5%나 급등했을 때, 월 평균 하락 종목 수는 상승 종목 수보다 254개나 많았다. 소수 종목만 랠리를 누렸던 것이다. 하지만 이달 들어 15일까지 코스피가 0.8% 상승하는 과정에선 격차가 26개로 전달에 비해 대폭 줄었다. 업종 간 순환매와 수익률의 온기 확산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소수 업종 쏠림 현상이 촉발했던 포모 현상을 진정시켜 줄 수 있는 요인이기도 해 주목된다.

 

 국제 유가가 얼마나 빨리 전쟁 이전 수준으로 안정될 지도 관심거리다. 양해각서가 체결됐더라도 미국과 이란이 합의문 해석이나 이행 조건을 둘러싸고 티격태격할 가능성이 있는 데다 호르무즈 해협이 완전히 정상화되는 데까지도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유가는 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기준 70달러 후반~80달러 중반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향후 유가의 추가 약세는 호르무즈 해협 선박 통항량과 걸프 산유국 생산 회복 속도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전망하다”고 말했다.

 

노성우 기자 sungco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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