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9천피(9000포인트) 고지에 올라서며 한국 자본시장의 새역사를 썼다.
다음주(22~26일) 코스피가 고공행진을 이어갈지, 숨을 고를지 주목되는 가운데 국내 증시는 한국시간으로 오는 25일 새벽 발표될 미국 메모리 칩 제조사 마이크론의 실적 발표를 최대 재료로 삼아 움직일 전망이다.
20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0.13% 소폭 내렸으나, 전주 대비로는 11.43% 껑충 뛴 9052.42에 한 주 거래를 마쳤다.
지난주 초 7400대까지 밀린 코스피는 지난 18일 사상 첫 9000선을 돌파하며 브이(V)자 반등에 성공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속한 전기전자 업종은 주간 수익률 16%대를 기록하며 시장 수익률을 웃돌았다.
다만 신고가 경신의 축제 분위기는 코스피에만 국한됐다. 코스닥은 1000선을 밑돌며 반등 강도가 떨어졌다.
전날 코스닥 지수는 전장 대비 3.43% 내린 966.59로 마감해 천스닥을 내줬다. 전주 대비로는 6.07% 급락했다.
시장 전체의 복원이라기보다 반도체, 정보기술(IT) 대형주 중심의 압축 랠리 성격이 강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코스피 단기 급등과 반도체 집중에 따른 부담 속에도 상승 추세는 유효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다음주 마이크론 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2분기 실적 모멘텀이 시장에 반영되기 시작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최근 해외 투자은행(IB)은 지속적인 메모리 병목 현상에 따른 가격 상승세를 반영해 2분기 전망치를 올려잡는 추세다.
7월 초 잠정 실적을 내는 삼성전자도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한 달 전 84조5000억원에서 87조8000억원으로 뛰었다. 3분기는 105조9000억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같이 밝히면서 “마이크론 실적이 업황 호조를 확인해줄 경우, 반도체 대형주의 실적 가시성이 부각되며 수급 쏠림이 지속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 연구원은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금리 불확실성은 변동성 확대 요인이나, 2분기 실적 시즌이 시작된다는 점에서 실적이 견조한 업종인 인공지능(AI) 인프라, 프리미엄 소비 등을 중심으로 주가 차별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 또한 “다음 주는 마이크론 실적이 핵심”이라며 “FOMC와 지정학 리스크를 한 차례 소화한 가운데 시장의 초점은 다시 2분기 실적과 주당순이익(EPS) 상향 여부로 이동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반도체 수출 호조, 메모리 가격 상승, 코스피 주당순이익(EPS) 개선이 유지된다면 코스피 지수 하단은 이전보다 더욱 높게 형성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코스닥은 개인 수급 복귀와 이익 추정치 반등이 확인되기 전까지 상대적 열위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이 연구원은 “조선, 방산, 전력기계와 같은 호실적 수출 업종들은 여전히 순환매 및 장기투자 관점에서 우호적이나 반도체 투톱의 상승폭이 확대되는 실적 확인 시점에서 상대 수익률이 아쉽기에 반도체, IT하드웨어, 은행 등 이익과 수급이 동시에 확인되는 코스피 대형주 중심 접근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노성우 기자 sungcow@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