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분양가와 높아진 청약 문턱으로 인해 청약통장을 해지하는 이른바 ‘청포족(청약 포기족)’이 급증하고 있다.
가파른 분양가 상승세에 대출 규제까지 겹치면서 서민층과 2030 무주택 청년들 사이에서 “청약은 더 이상 내 집 마련의 사다리가 아니다”라는 무용론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16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국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2583만4034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 달 전인 5월 말(2593만4673명)과 비교해 10만639명 줄어든 수치다. 1년 전인 지난해 6월(2637만6369명)에 비하면 무려 54만2335명의 가입자가 이탈했다.
이 같은 감소세의 주된 배경으로는 분양가 상승과 대출 규제, 당첨 확률 저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민간 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 5월 수도권 민간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3656만원으로 전년 동기(2874만원) 대비 27.2% 급등했다. 분양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청약에 당첨되더라도 수억 원에 달하는 계약금과 잔금을 마련해야 하는 실수요자들의 자금 부담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청약 문턱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분양업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청약 당첨 가점은 2024년 59점에서 지난해 65점으로 상승했다. 이는 4인 가구 기준 만점(69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가점이 낮은 청년층을 위해 도입된 추첨제 물량 역시 고분양가와 대출 규제 장벽에 막혀 사실상 ‘그림의 떡’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최근 강남권을 중심으로 수억 원의 시세 차익이 기대되는 이른바 ‘로또 청약’이 잇따르고 있으나, 이 역시 현금 동원력이 풍부한 일부 계층의 전유물이 되고 있다는 상대적 박탈감도 커지고 있다. 막대한 계약금을 즉시 조달할 수 없는 2030 무주택 청년들에게는 ‘그림의 떡’일 뿐이라는 지적이다.
김웅식 리얼투데이 리서치연구원은 “서울 등 핵심 입지는 당첨 확률이 극히 낮은 데다, 고분양가와 경기 침체 여파로 실수요자들이 체감하는 자금 부담이 상당하다”며 “가점 경쟁에서 밀리고 자금 여력마저 부족한 수요자들의 이탈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노희선 온라인 기자 ahrfus3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