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유출로 인한 6200억원대 과징금부터 물류센터 대형 화재까지 쿠팡에 악재가 겹쳤다. 정보보안과 시설안전에 대한 소비자 신뢰가 저하한 것은 물론, 수익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5년 전 경기 이천 덕평물류센터 화재 당시 340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는데 이번에는 손실 규모가 더 클 것으로 추산된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화재가 발생해 61시간 만에 불길이 잡힌 쿠팡 인천32물류센터는 연면적 약 29만9000㎡, 지상 8층 규모의 상온 물류시설이다. 수도권 로켓배송을 담당하는 물류 거점 가운데 하나로 생활용품 등 상온 상품을 주로 취급하고 있다.
쿠팡은 화재 발생 이후 해당 센터의 물량 일부를 고양 메가센터와 부천 물류센터 등 인근 거점으로 분산 처리하며 배송 차질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럼에도 인천과 서울 서부권, 경기 서북부 등의 지역에서 배송 차질이 발생했고 쿠팡은 주문취소 등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에게 쿠팡캐시 5000원을 지급했다.
해당 센터의 경우 판매자가 상품을 입고하면 보관·포장·배송을 대행하는 로켓그로스 물량도 다수 보관하는 거점이어서 보상 문제가 더 까다롭다. 재고 손실뿐 아니라 판매 공백에 따른 매출 감소와 검색 노출 순위 하락 등 연쇄적인 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번 화재로 인한 피해는 2021년 6월 발생한 덕평물류센터 화재보다 손해가 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시 쿠팡이 공시한 손실액은 약 3400억원이었다. 실제로 인천물류센터의 연면적은 덕평보다 2배 더 넓다.
보험금 정산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덕평물류센터의 경우 화재가 2021년 6월에 발생했지만 보험금 3600억원은 2024년 4분기에 지급받았다. 대형 물류센터 화재는 원인 규명부터 과실 비율 산정, 손해사정, 보험사 간 책임 범위 조정까지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일반 화재보다 보험금 정산이 복잡하다.
더욱이 쿠팡은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거액의 과징금이 예고된 상태여서 이번 화재가 더욱 뼈아프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지난달 쿠팡에 과징금 6246억8100만원과 과태료 1680만원을 부과했다. 과징금은 쿠팡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6790억원)에 육박한다.
쿠팡은 이미 1분기 어닝 쇼크를 기록한 상황이다. 쿠팡은 올해 1분기 354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7개 분기 만에 적자 전환했다. 1분기 매출은 12조45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정보 유출 사태 이후로 탈팡(쿠팡 탈퇴)이 현실화하며 성장세가 둔화됐다.
쿠팡은 덕평물류센터 화재 이후 물류시설 내 소방 안전 조직을 확대하고 설비를 보강하는 등 예방 시스템을 강화해왔던 터라 그 실효성에도 의문이 실리고 있다.
소방당국은 완진 이후 소방청과 국립소방연구원, 한국전기안전공사 등이 참여하는 합동조사단을 꾸려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도 인천물류센터 수사 전담팀을 구성 화재 발생 경위와 과실 여부 등을 확인하기로 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