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도 넘긴 폭염에… 피서지 대신 홈캉스·백화점 풀코스 뜬다

더현대 서울에서 열리고 있는 K리그 팝업스토어에 방문객들이 모여 있다. 축구팬 황의진 씨는 “지난 주말 폭염때문에 응원팀 경기장 대신 시원한 백화점 내 팝업스토어에서 시간을 보냈다. 팝업 콘셉트가 여름휴가여서 괜히 더 설렜다”며 웃었다. 박재림 기자
더현대 서울에서 열리고 있는 K리그 팝업스토어에 방문객들이 모여 있다. 축구팬 황의진 씨는 “지난 주말 폭염때문에 응원팀 경기장 대신 시원한 백화점 내 팝업스토어에서 시간을 보냈다. 팝업 콘셉트가 여름휴가여서 괜히 더 설렜다”며 웃었다. 박재림 기자

 

 #1. 경기 남양주시에 거주하는 4인 가구의 가장 김민규 씨는 지난 주말 부산으로 가족여행을 계획했다가 폭염예보에 취소를 했다. 그는 “최고기온이 40도에 육박한다니 무섭더라. 숙소 위약금이 아깝긴 했는데 초등학생 유치원생 두 아이의 건강이 우선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2. 서울 마포구의 축구팬 황의진 씨도 같은 이유로 지난 주말 전주 여행을 취소했다. 그는 “응원팀 축구도 보고 한옥마을도 방문할 계획이었는데 당일이 되니 도저히 밖으로 나갈 엄두가 나질 않았다. 괜히 무리했다가 더위 먹으면 나만 손해 아닌가”라며 입맛을 다셨다.

 

 우리나라가 거대한 찜통이 됐다. 지난주 남부지방에서 시작된 고온다습한 폭염이 이번주 서울 등 중부지방까지 덮쳤다. 4일 기상청은 서울 전역에 폭염중대경보를 발령했다. 이는 체감온도 38℃ 이상 또는 최고기온 39℃ 이상이 1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발표하는 폭염특보 최상위 단계로, 건강한 사람도 중대한 피해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앞서 경남 양산시가 지난 2일 122년 국내 기상관측 역사상 처음으로 최기고온 42.5도를 찍는 등 지난 주말 부산을 포함한 남부지역 곳곳에 폭염중대경보가 발령된 바 있다.

 

 김 씨와 황 씨는 기존 휴가 계획을 대신해 ‘홈캉스’와 ‘백화점 풀코스’로 아쉬움을 달랬다고. 김 씨는 “비록 부산은 못 갔지만 집에서 배달 어플로 밀면, 씨앗호떡, 복국, 팥빙수 등 부산서 먹으려고 했던 음식들을 시켜 먹으면서 기분을 냈다”며 “아이들은 조금 실망한 눈치지만 사실 제 입장에선 시원한 집에서 편하게 쉬어 만족스러웠다”고 귀띔했다.

 

 황 씨는 “집 근처 백화점에서 K리그 팝업스토어가 열려서 다녀왔는데 여름휴가 콘셉트로 꾸며져 바캉스 기분을 낼 수 있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맨체스터 시티 같은 유명 해외축구팀의 팝업도 있어서 시간 가는 줄 몰랐다”며 “푸드코트서 끼니를 해결하고 실내 폭포수 벤치에 앉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는데 신선놀음이 따로 없더라. 백화점에서만 거의 5시간을 머문 것 같다. 부산 풀코스보다 백화점 풀코스”며 엄지를 세웠다.

 

더현대 서울 내부의 폭포수 벤치에서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박재림 기자
더현대 서울 내부의 폭포수 벤치에서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박재림 기자

 

 이들의 사례처럼 찜통더위 속 유통 분야의 각종 통계에서 집캉스족 및 백화점 피서객 증가가 엿보인다.

 

 우선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2일까지 롯데하이마트의 에어컨 매출이 직전 주 대비 40% 늘어났고, 시몬스의 ‘쿨링 세트’ 판매량도 20% 증가했다. 또한 배달의민족 주문 데이터를 보면 지난달 삼계탕(81%) 장어구이(38%) 장어덮밥(20%), 오리구이(19%) 빙수(63%), 콩국수(52%), 냉면(28%) 같은 여름철 음식 주문량이 전달보다 많이 늘었다.

 

 아울러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의 방문객은 직전 주 대비 각각 30%, 14%, 17% 증가했으며 3사의 식음료(F&B) 매출도 각각 40%, 20%, 21% 늘었다. 대형 아울렛인 롯데아울렛과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역시 방문객이 각각 40%, 28% 늘었으며 식음료 매출은 45%, 27% 증가했다. 용산 아이파크몰은 지난달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27% 뛰었고, 특히 마지막주 주말에는 전주 대비 50%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백화점·쇼핑몰은 지속적인 콘텐츠 개발 노력이 폭염 특수를 이끌어냈다. 각 사는 핵심 점포를 중심으로 방문객의 체류시간을 확대하기 위해 체험형 팝업스토어 전용 공간과 맛집 테넌트(임대매장)를 조성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기 아이돌·캐릭터 등 지식재산권(IP)을 앞세운 팝업 행사를 활발하게 유치하고 있다.

 

4일 용산 아이파크몰 3층 도파민 스테이션의 짱구 팝업스토어에서 방문객들이 줄을 서 입장을 대기하고 있다. 이화연 기자
4일 용산 아이파크몰 3층 도파민 스테이션의 짱구 팝업스토어에서 방문객들이 줄을 서 입장을 대기하고 있다. 이화연 기자

 

 대표적으로 롯데백화점은 잠실 롯데월드몰에서 유통업계 단독으로 블랙핑크와 다마고치의 컬래버레이션 팝업을 열어 협업 굿즈와 한정 키링, 포토카드 등을 선보였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최근 스위트파크에 오픈한 국내 최초 폼폼푸린 카페는 오픈런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아이파크몰 짱구 팝업도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으며, 말랑이와 왁뿌를 체험할 수 있는 말랑페스타 팝업은 오는 7일 오픈에 앞서 온라인 사전예약이 모두 매진됐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단순히 쇼핑만 하는게 아니라 체험형 팝업스토어와 다양한 먹거리들을 즐기며 추억을 남길 수 있는 쇼핑몰로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니즈와 최신 트렌드에 걸 맞는 콘텐츠를 선보인 것이 주력했다”고 전했다.

 

4일 용산 아이파크몰 3층 도파민 스테이션의 스웨그키 매장에서 방문객들이 커스텀 키보드를 체험하고 있다. 이화연 기자
4일 용산 아이파크몰 3층 도파민 스테이션의 스웨그키 매장에서 방문객들이 커스텀 키보드를 체험하고 있다. 이화연 기자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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