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 팔아 고향 갈까”…추석 앞두고 고개 든 ‘귀향 이주’

초가을 날씨가 이어지는 최근 인천 제물포구 월미공원 농경체험장에서 어린이들이 노랗게 익어가는 벼 이삭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초가을 날씨가 이어지는 최근 인천 제물포구 월미공원 농경체험장에서 어린이들이 노랗게 익어가는 벼 이삭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추석을 앞두고 서울 집을 처분한 뒤 고향이나 지방으로 거주지를 옮기는 ‘귀향 이주’가 은퇴·노후의 선택지 중 하나로 거론된다. 서울 주택가격이 크게 오른 만큼 집 한 채를 팔아 지방에서 새 주거지를 마련하고 남은 자금을 생활비로 활용하겠다는 계산이다.

 

실제 서울 아파트 가격은 높은 수준이다. KB부동산의 8월 전국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6억739만원으로 처음 16억원을 넘어섰다. 중위 매매가격도 12억9167만원이었다. 강북 14개구 중위가격 역시 10억167만원으로 처음 10억원대에 진입했다.

 

◆서울 집값 뛰자 커진 ‘갈아타기’ 유혹

 

서울 인구 이동에서도 주거비 부담과 맞닿은 흐름이 나타난다. 국가데이터처의 2025년 국내인구이동통계에 따르면 서울은 지난해 2만6769명 순유출됐다. 서울은 10·20대에서는 순유입됐지만 30대 이상에서는 순유출됐다. 서울의 순유출 사유 가운데 가장 큰 요인은 주택이었다.

 

올해도 흐름은 이어졌다. 7월 서울은 6108명 순유출된 반면 경기와 인천은 각각 5106명, 2547명 순유입됐다. 다만 서울을 떠난 인구를 곧바로 ‘귀향’으로 볼 수는 없다. 지난해 서울에서 다른 시도로 전출한 사람의 59.5%는 경기도로 이동했다. 수도권 전체로도 3만8000명이 순유입됐다. 반면 수도권의 40대 이상은 순유출돼 중장년층의 탈수도권 움직임은 확인됐다.

 

사진은 최근 서울 반포의 한 부동산업체에 게시된 세제개편안 관련 요약문 모습. 뉴시스
사진은 최근 서울 반포의 한 부동산업체에 게시된 세제개편안 관련 요약문 모습. 뉴시스

 

◆서울 떠나도 10명 중 6명은 경기로

 

농촌 이동에서도 주택은 주요 변수다. 농림축산식품부 등의 ‘2025년 귀농어·귀촌인 통계’에 따르면 귀촌 가구원은 41만3464명으로 전년보다 2.2% 감소했지만 귀농 가구원은 1만1617명으로 8.5% 늘었다. 귀촌 이유는 일자리 32.1%, 주택 26.1%, 가족 25.4% 순이었다. 특히 50대 이상에서는 주택이 가장 큰 이유였고 60대는 34.0%가 주택을 꼽았다.

 

다만 귀촌이 곧 귀향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2025년 귀농·귀촌 실태조사에서 귀촌 가구 중 도시 출신자가 농촌으로 옮긴 ‘I형’이 48.7%로 가장 많았다. 농촌 출신이 도시생활 뒤 연고가 있는 농촌으로 돌아간 ‘U형’은 37.7%였다.

 

◆생활비는 줄지만 정착은 별개

 

비용 절감 효과도 있다. 귀촌 가구의 월평균 생활비는 이주 전 231만원에서 이주 후 204만원으로 11.7% 줄었다. 하지만 귀촌 준비기간은 평균 15.5개월이었다. 최근 5년 안에 귀촌한 222만명 가운데 18만4000명, 8.3%가 다시 도시로 이동한 것으로도 집계됐다. 낮은 주거비만으로 정착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지방 주택의 환금성은 또 다른 변수다. 7월 말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8217가구, 준공 후 미분양은 2만9152가구였다. 이 가운데 비수도권 준공 후 미분양은 2만4708가구로 전체의 약 85%를 차지했다. 미분양 통계가 기존 주택의 환금성을 직접 보여주는 지표는 아니지만 일부 지방의 수요 기반이 약하다는 신호로는 볼 수 있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결국 서울 집을 팔아 지방에서 집을 사고 차액을 노후자금으로 돌리는 방식은 자산 측면에서 검토할 수 있는 선택지”라면서도 “서울을 떠나는 것과 고향에 정착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의료·교통과 일자리, 가족관계, 향후 매각 가능성까지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 집을 처분하는 순간 귀향은 단순한 이사가 아니라 노후자산의 상당 부분을 서울 부동산에서 지방 부동산과 현금으로 재배치하는 결정이 된다”고 덧붙였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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