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변동성 확대와 대규모 투자자 손실로 논란을 빚어온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올해 국정감사 최대 뇌관으로 떠올랐다. 정책 도입 과정과 금융투자업계 책임론을 둘러싼 거센 공방이 예고되며 증권가에도 긴장감이 흘렀으나, 관련 핵심 증인 채택이 무산되면서 진상 규명에 제동이 걸린 모습이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는 최근 국정감사 일반증인 및 참고인 명단을 의결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출석을 요구했던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등은 최종 명단에서 제외됐다.
증인 채택이 불발되자 국민의힘은 거세게 반발했다. 정무위 야당 간사인 서일준 의원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반드시 밝혀야 할 핵심 현안 중 하나가 바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사태”라며 “국민의힘이 요청한 관련 일반 증인 39명 중 더불어민주당의 반대로 단 한 명도 채택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김 전 실장과 박 회장을 비롯해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사장,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 등을 줄줄이 증인으로 신청한 바 있다. 지난 1월 13일 청와대 비공개 회의 이후 상품 도입 과정에서 당시 관계자들이 어떤 역할을 주고받았는지 따져 물어야 한다는 취지였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상장 직후부터 국내 증시의 널뛰기 장세를 부추기고 개미들의 피해를 키운 주범으로 지목돼 왔다. 주요 외신 또한 단일종목 레버리지가 코스피 변동성을 자극했고, 연쇄적인 강제 청산이 지수 하락을 부채질했다고 평가했다.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으로 인한 개인 투자자 손실액만 56조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금융당국 역시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지난 7월 해당 상품의 기본예탁금 문턱을 기존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대폭 높이며 뒤늦게 진화에 나섰다.
관련 논란 속에 금융투자 권역의 민원 또한 큰 폭으로 늘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금융투자 권역 민원은 9548건으로 작년 동기(5131건) 대비 86.1% 급증해 전 업권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특히 증권사의 경우 단일종목 레버리지 등 ETF 거래 관련 불만이나 불공정거래 조사 요청 등의 민원이 집중됐다.
반면 같은 기간 증권사가 거둔 거래 수수료는 900억원을 웃돌았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16종이 상장된 5월 27일부터 7월 31일까지 증권사가 거둔 위탁매매수수료는 총 931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관련 증인이 추가로 채택될 여지는 남아 있다. 정무위는 오는 19일 금융감독원 국감을 진행하고 22일에는 금융 분야 종합감사를 실시한다.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상 증인 출석요구서는 출석일 7일 전까지 송달하면 되는 만큼, 여야 간 재합의가 이뤄질 경우 금감원 국감이나 종합감사에 앞서 증인을 추가로 부를 수 있다.
주다솔 기자 giveso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