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반도체가 삼성전기에 245억원 규모의 장비를 공급한다. 이번 공급계약을 계기로 한미반도체와 삼성그룹 간 오랜 악연이 해소될지 주목된다.
한미반도체는 6일 “삼성전기에 AI 반도체 기판 제조용 대면적 마이크로 쏘(SAW) & 비전 플레이스먼트(MSVP)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계약 규모는 244억8000만원으로 계약 종료일은 내년 12월31일이다.
MSVP는 한미반도체의 주력 장비다. 한미반도체는 1998년 ‘비전 플레이스먼트’ 1세대를 출시한 이후 SAW 장비를 일본 디스코(DISCO)로부터 공급받아 왔다. 2019년 이후 일본으로부터 장비 수입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2021년 자체 쏘 브랜드 ‘마이크로 쏘’를 국내 최초로 국산화하면서 본격적으로 반도체 패키지쏘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갔다. 이후 5년이 지나 한미반도체의 MSVP 장비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으며 전세계 1위를 기록하는 성과를 거뒀다.
한미반도체는 앞으로 삼성전기 생산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납기 준수와 설치·셋업 품질을 최우선으로 관리할 방침이다. 또한 고객 요구사항을 빠르게 반영할 수 있도록 전담 AS 직원과 차량을 배치해 신속한 서비스 제공하며 고객 만족도를 높여 나갈 계획이다.
이번 공급계약이 한미반도체와 삼성 간 오랜 악연이 해소되는 발판이 마련될지 이목을 끈다. 과거 한미반도체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장비 자회사 세메스(옛 세크론)을 상대로 기술 특허침해 혐의로 고소했고, 최송 승소하면서 양사 간 거래가 완전히 단절됐다. 이날 곽동신 한미반도체 회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삼성그룹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냈다. 계약 상대방인 삼성전기를 넘어 ‘삼성그룹’을 지칭한 점을 두고서 여러 의미가 내포돼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곽 회장은 “고객만족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고객이 필요로 하는 핵심 가치를 제공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