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아이스큐브’로 우주 비밀 연 프랜시스 할젠, 노벨 물리학상 단독 영예

6일 정오 스웨덴 스톡홀름 왈립과학원에서 올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발표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6일 정오 스웨덴 스톡홀름 왈립과학원에서 올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발표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우주의 기원과 진화를 밝힐 ‘유령 입자’ 중성미자(Neutrino) 관측의 기틀을 마련한 프랜시스 할젠(82) 미국 위스콘신-매디슨대 석좌교수가 올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단독 선정됐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 물리학상 선정위원회는 6일(현지시간) 남극의 ‘아이스큐브(IceCube) 중성미자 관측소’ 설립을 주도하고, 고에너지 중성미자를 발견해 새로운 천문학의 지평을 연 할젠 교수를 수상자로 발표했다.

 

마크 피어스 노벨 물리학상 선정위원은 “할젠 교수는 국제 연구진을 이끌며 남극에 우주입자 관측 장치인 아이스큐브를 세웠다”며 “그의 끈기와 과학적 비전이 새로운 천문학으로 향하는 길을 다졌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발표 당시 이탈리아에 체류 중이던 할젠 교수는 현장 기자회견장과의 전화 연결을 통해 수상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전부터 수상 가능성이 거론되긴 했지만, 막상 실제 연락을 받고 나니 지금까지도 얼떨떨하고 묘한 기분을 떨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매우 중요한 연구 제안서를 준비하고 있는데, 이번 수상을 계기로 해당 프로젝트가 꼭 승인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1944년 벨기에에서 태어난 할젠 교수는 현재 미국 위스콘신-매디슨대 석좌교수 겸 입자물리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중성미자는 질량이 극도로 작고 전하가 없으며 타 물질과 거의 반응하지 않아 ‘유령 입자’로 불린다. 태양 등 항성에서 수조 개가 뿜어져 나와 매초 우리 몸을 통과하지만, 반응성이 극히 낮아 직접 관측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할젠 교수는 1980년대 후반부터 남극점의 투명한 빙하 수킬로미터 깊이에 광센서를 매설하는 파격적인 아이디어를 추진했다. 유령 입자가 얼음 속 물질과 충돌할 때 발생하는 미세한 빛과 전하의 흔적을 추적하는 ‘아이스큐브 관측소’를 완성한 것이다. 이를 통해 과학자들은 우주 초기 상태와 진화 과정을 추적할 결정적 단서를 확보하게 됐다.

 

최근 과학 분야 노벨상은 다수 연구자의 공동 수상이 대세를 이뤄왔으나, 할젠 교수는 독보적인 공헌을 인정받아 이례적으로 단독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상금은 1100만크로나(약 16억원)다.

 

 

노희선 온라인 기자 ahrfus3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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