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초호황에 채용 시장도 후끈…입시 지형에도 변화 조짐

올 하반기 반도체 업종 일자리 5.1% 증가 전망
대학 입시서 반도체 계약학과 등 인기 높아져

반도체 초호황으로 인력 수요가 꾸준히 늘면서 관련 업종의 채용 시장이 열기를 띠고 있다. 사진은 지난 9월 1일 서울 관악구 소재 서울대학교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6 하반기 서울대 채용박람회를 찾은 학생들이 기업 부스를 둘러보며 상담을 받고 있는 모습. 뉴시스

 

 전 세계 산업군을 달구고 있는 인공지능(AI) 열풍이 국내 채용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국가로서 위상이 높아지고 이에 따른 인력 수요가 늘면서 채용 시장도 활기를 띠는 모습이다. 이른바 ‘의치한약수(의대·치대·한의대·약대·수의대)’ 중심의 입시 지형에도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 졸업 후 사실상 반도체 대기업 입사가 보장되는 반도체 계약학과의 인기가 크게 뛴 게 단적인 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최근 내놓은 ‘2026년 하반기 주요 업종 일자리 전망’ 보고서는 올해 하반기 반도체 업종의 일자리가 5.1%(8000명)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AI 시장 성장에 따른 고부가 메모리 시장 호황 등으로 수출이 호조를 보인 데 따른 분석이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기준 반도체 업종 근로자 수(고용보험 피보험자 기준)는 15만7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6000명) 증가했다.

 

 올해 3분기 관련 업종의 채용 공고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인구직 플랫폼 잡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종 대기업(계열사·자회사 포함)의 채용공고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2% 늘었다. 반도체 대기업 공고의 누적 조회수도 64% 늘었다.

 

 특히 경력직 채용이 두드러졌다. 반도체 대기업의 경력직 공고는 전년 동기 대비 157% 늘어 신입 공고 증가율(55%)보다 약 3배 많았다. AI 메모리 수요가 커지면서 기업들이 실무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인력 확보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올해 들어 반도체엔지니어의 수요가 많았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된 대기업 공고 가운데 반도체엔지니어 분야에서만 55%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반도체 초호황이 입시 지형에 균열을 낼지도 관심사다. 통상 자연계열 최상위권 학생들의 희망 전공은 의대·치대·한의대·약대·수의대 순이지만, 최근 의대의 인기는 다소 식는 모습이다. 2027학년도 수시 기준 서울대·연세대·고려대 의대 지원자 수는 1년 전에 견줘 11.3% 줄었다. 반면 졸업 후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기업 취업이 사실상 보장되는 반도체 계약학과의 인기는 뛰었다. 수억원 대로 예상되는 성과급을 향한 기대감도 이러한 현상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등 과학기술원의 경쟁률도 50대 1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부는 글로벌 반도체 경쟁력 제고를 위해 반도체 인력 육성에 고삐를 죄겠다는 방침이다. 산업통상부는 반도체 특성화대학원과 반도체 아카데미를 오는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반도체에 특화된 전문 고등교육기관인 ‘반도체 대학원대학’ 설립해 연간 약 300명의 인력을 배출하겠다는 목표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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