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스템의 잠재 위험을 감시하고 경고해야 할 한국은행 금융안정국 직원들의 올해 상반기 주식 거래 규모가 1년 전보다 53배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의 위험성을 제때 경고하지 못해 총재까지 사과한 가운데, 정작 내부 감시 부서는 사적 주식 거래에 열을 올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한은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금안국 직원들의 주식 거래 규모는 총 2억742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520만원)과 비교하면 52.7배(약 53배) 급증한 수준이다. 매매 거래 건수 또한 19건에서 59건으로 3배 이상 늘었다.
이는 한은 내 다른 주요 부서들과 뚜렷한 대비를 보인다. 통화정책 방향을 다루는 통화정책국 직원들의 주식 거래액은 지난해 상반기 5410만원에서 올해 상반기 210만원으로 대폭 줄었다. 경제 전망을 총괄하는 조사국 직원들의 거래 규모 역시 590만원에 그쳤다. 긴축 기조 속에서 시장 변동성을 고려해 타 부서가 몸을 사린 것과 달리, 금융안정 총괄 부서의 매매만 이례적으로 치솟은 셈이다.
특히 금안국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에 따른 시장 리스크를 제대로 짚어내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는 시점이어서 도덕적 해이 논란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금안국은 지난 6월 금융안정보고서에서 해당 상품이 “규제 불균형 해소와 주식시장 저변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한 바 있다.
파장이 커지자 신현송 한은 총재는 지난 12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와 관련해 위험성을 충분히 경고하지 못했다. 국민께 송구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또한 당시 보고서 판단이 적절치 않았음을 공식 인정했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