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인대 조직은 크게 전방십자인대, 후방십자인대, 내측측부인대, 외측측부인대로 구분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무릎관절 내부에서 X자 모양으로 교차하고 있는 십자인대는 허벅지뼈와 정강이뼈가 엇갈리지 않도록 잡아주면서 무릎 관절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십자인대가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필요 이상으로 신장하면서 찢어져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을 십자인대파열이라고 한다. 보통 십자인대파열은 전방십자인대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후방십자인대가 약 1.5배 굵고 강한 조직이기 때문이다.
전방십자인대 파열은 직접적 접촉에 의한 손상보다는 운동 중 발생하는 갑작스러운 방향 전환이나 정지, 점프 후 잘못된 착지, 급격한 속도 줄이기 등을 할 때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무릎이 과도하게 뒤틀리면서 파열로 이어지는데, ‘퍽’ 하는 소리와 함께 통증이나 붓기가 나타나기 때문에 단순한 근육통으로 오인하기도 한다. 그러나 방치할 경우 제대로 걷지 못하기도 하고 보행 시 무릎 관절이 불안정한 상태에 놓일 수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 및 치료가 중요하다.

김포가자연세병원 전병호 병원장은 “십자인대파열을 방치할 경우 퇴행성관절염과 같은 이차질환을 유발할 수 있고 무릎 관절 전체가 손상되면서 인공관절로 교체해야 하는 상황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십자인대가 부분적으로 파열된 경우에는 약물치료, 보조기 착용, 운동 치료, 인대강화주사, 체외충격파 등의 다양한 보존적 치료를 통해 증상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러나 완전파열의 경우 십자인대재건술 같은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십자인대재건술은 무릎관절 부위에 지름 4mm 정도의 초소형 내시경과 치료용 특수도구를 삽입해 십자인대의 파열 정도를 파악하고, 내부 터널을 만들어 자가 건이나 타가 건을 이식하는 치료법이다.
관절내시경을 이용하므로 수술 도중에도 실시간으로 관절 내부 상태를 확인할 수 있고, 미세한 손상 부위까지도 치료할 수 있다.
십자인대재건술은 관절내시경을 이용하며 최소한으로 절개하기 때문에 비교적 빠르게 일상으로 회복할 수 있다. 또한 척추마취를 통해 치료하기 때문에 고령층 환자나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 환자들도 적용이 가능하다.
전 병원장은 “십자인대재건술 수술이 끝난 후에는 인대조직이 튼튼하게 자리잡을 수 있도록 체계적인 재활치료가 이뤄져야 한다”며 “재활치료는 보통 허벅지 근력을 강화 시킬 수 있는 운동인데, 이 때 개인의 상태에 따라 적절한 강도와 횟수를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십자인대파열로 인해 병원을 찾을 경우 의료진의 수술 경험과 노하우를 확인하는 것 외에도 체계적인 시스템이 갖춰진 재활치료가 가능한지를 파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