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PF 대출 부실 금융권 전반 확산 우려

은행·2금융·증권 등 하반기 타격 불가피
정부 '범정부 새마을금고 실무지원단' 가동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9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확대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에서 새마을금고 관련 건전성.유동성을 점검하고 국내 금융시장 영향에 대한 평가를 했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 이창룡 한국은행 총재, 추경호 부총리, 한창섭 행정안전부 차관,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왼쪽부터). 기획재정부 제공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론이 금융권에 또다시 확산되고 있다. 새마을금고 부실 요인 중 하나로 부동산PF가 지목되면서 금융권 전반에 불안심리가 확산되자 정부는 리스크 전이를 막기 위해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모습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말 기준(신한·NH는 5월 말 기준) 부동산PF 잔액은 16조423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14조1264억원) 대비 2조2974억원, 16.3% 증가했다.

 

 5대 은행의 부동산PF 잔액은 2020년 말(9조3609억원) 10조원에 못미쳤으나 2021년 말 10조9399억원에 이어 지난해 말 14조1264억원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지난달 말 기준 잔액은 2020년 말과 비교하면 75.5% 늘어난 수준이다.

 

 5대 은행의 부동산PF 연체율 평균은 2020년 말 0.25%에서 2021년 말 0.01%로 떨어진 데 이어 지난해 말에는 0%를 나타냈지만 올해 6월 말 기준 0.42%로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저축은행 업계도 타격을 입고 있다. 최근 저축은행의 신용등급 전망은 줄줄이 하향조정되고 있다. 최근 한국기업평가는 올해 1월 ‘안정적’이었던 키움저축은행(A-), OK저축은행(BBB+), 웰컴저축은행(BBB+), 바로저축은행(BBB+)의 신용등급 전망을 모두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한국기업평가는 4곳 회사에 대한 등급 전망을 바꾼 이유로 모두 부동산PF(브릿지론 포함)를 적시했다.

 

 저축은행을 비롯한 제2금융권 전반의 신용등급도 나빠지고 있다. 역시 부동산PF 연체율 상승과 맞물려있다. 지난 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전체 금융권의 부동산PF 연체율은 지난 3월 말 기준 2.01%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1.19%) 대비 0.82%포인트 상승했다.

 

 부동산PF 리스크에 대한 노출이 큰 증권사들의 하반기 실적 타격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동안 몇몇 증권사는 부동산 시장 호황기에 브릿지론(사업 초기 토지 매입 및 인허가용 단기 차입금) 영업 등을 늘렸는데 부동산 경기가 꺾이며 일부 부실화됐다.

 

 지난 4일 기준 국내 증권사 중 부동산PF 신용공여 규모가 가장 큰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2조6000억원)이었다. 이어 삼성증권(2조5000억원), 메리츠증권(2조3000억원), KB증권(2조원), 미래에셋증권(1조5000억원), NH투자증권(1조1000억원) 등 순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손실 가능성이 높은 부실자산을 의미하는 회수의문 이하 자산은 3월 말 기준으로 신한투자증권과 하나증권이 각각 2923억원, 155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금융업계에 부동산PF 공포가 재확산되자 정부는 새마을금고 위기설이 금융권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는 모습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9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장, 한창섭 행정안전부 차관,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이 참석한 가운데 ‘확대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를 열고 새마을금고 위기설에 따른 국내 금융시장 동향을 점검했다. 정부는 행안부 지역경제지원관과 금융위 금융산업국장을 공동 단장으로 하는 ‘범정부 새마을금고 실무지원단(가칭)’을 이날 가동하기로 했다.

 

 참석자들은 “새마을금고가 조기에 안정화될 수 있도록 충분하게 뒷받침해 나가기로 했다”며 “새마을금고는 법에 따라 필요시 정부로부터 차입을 통해 지원받을 수 있으며 한국은행도 새마을금고 중앙회의 자금조달이 시장에서 어려움이 없도록 시중 유동성을 관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형연 기자 j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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