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주방과 홀의 적정성’ 고객동선 편의성이 매출로 연결된다

의외로 많은 창업자들, 내부 고객동선 준비 못해 어려움 겪는다
오픈 전 인테리어단계에서 신중하게 고민하고 계획해야
예상고객 책정 후 적절한 고객동선이 고객만족 지름길
오픈 전 시뮬레이션과 벤치마킹이 성공적 고객동선에 도움

오랫동안 잘 되는 가게들과 그렇지 않은 가게들을 방문해보며 느낀 것은 고객 동선이 무척 중요하다는 것이다. 유효수요가 많이 다니는 외부 ‘주동선’도 중요하지만 오늘은 내부 동선 얘기다. 쉽게 이야기하자면 가게 안에 들어온 고객이 편하고 즐겁게 이동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성공 포인트라 할 수 있다.

 

아무리 맛이 좋고 서비스가 좋아도 내부 이동이 불편하다면 해당 점포 방문을 꺼리게 될 것이다. 어찌보면 당연한 이야기지만 의외로 창업자나 투자자들이 놓치고 후회하는 사례들이 많아 안타까움을 준다.

 

이는 인테리어나 가게 구성 단계에서 적용되어야 하는 부분인데, 영업개시 후 이를 바꾸려고 하면 엄청난 시간과 비용이 발생하는 것은 물론 영업중단으로 인한 손실까지 입을 수 있다. 가급적 영업 전 충분히 생각하고 고심해야 하는 이유다.

 

우선 창업자 기준에서 이야기하자면 애초에 편의성을 만족시킬 수 있을만한 규모의 점포를 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끔 자신의 목표에 비해 좁은 점포를 얻은 후 고객들의 클레임을 받고 고민을 토로하는 창업자들이 있다. 예를 들어 역 바로 앞이자 오피스 상권 한복판에 있는 편의점인데도 불구하고 규모가 좁아 출퇴근이나 점심시간이 되면 내부가 무척 혼잡해지는 곳이 있었다. 현장에 가서 보니 급한 고객이 아니면 거리가 더 걸리더라도 상대적으로 넓은 편의점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많았다. 절대적 규모가 작으면 내부 동선 고려의 의미가 사라짐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또 한 음식점은 크기에 비해 너무 많은 테이블을 비치해 점심시간이 되면 고객들간의 접촉이 많이 생겼다. 같은 동선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너무 많으면서 불편함이 커진 것이다. 애초에 보다 넓은 점포를 구했거나 아니면 테이블 숫자를 줄였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생기는 장면이었다.

 

비단 편의점이나 음식점에 국한된 사항이 아니다. 병의원이나 학원, 독서실은 물론 당구장, PC방 등과 같은 대부분의 업종에서 내부 고객 동선 편의성은 무척 중요하다. 그렇기에 인테리어나 구성을 할 때 고객 동선을 충분히 고려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필요하다면 관련 경험이 많은 컨설턴트나 공간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바람직하다.

 

많은 창업자들이 도전하는 음식점에 대해서 더 이야기해 보자면 주방공간을 너무 크게 확보해 고객들이 이용하는 홀이 부족한 사례들이 있다. 요리의 편리성과 주방 인원들의 동선은 여유롭게 확보했지만 이익을 창출하는 홀이 상대적으로 좁아 아쉬움을 주는 경우다. 특히 음식점은 단순 고객 동선뿐 아니라 음식을 서빙하는 종업원의 동선까지 일어나기 때문에 혼잡성이 더 높아질 수 있다.

 

반대로 고객을 많이 확보하기 위해 홀을 너무 크게 꾸미면 동선이 넓어져 빠른 서비스 제공이 어려워진다. 또한 외부에서 봤을 때 고객이 너무 적어 보여 외면받을 가능성이 생기기도 한다. 그래서 음식점 인테리어 시 먼저 적합한 주방공간을 고려하고 감당할 수 있는 고객과 예상고객 수를 정확히 파악한 후 고객 동선을 계획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음식점을 예로 들었지만 다른 업종들 모두 고객 동선을 고려한 인테리어와 구성이 매우 중요하다. 의료시설인 병원만 하더라도 대기할 의자가 부족하고 진료실로 가는 통로가 좁으면 클레임이 나오는 세상이다.

 

동선 구성의 성공률을 높이는 것은 시레이션과 벤치마킹이다. 인테리어 등 본격적 구성을 하기 전 번거롭지만 최대한 많이 고객 동선을 고민하고 실제 공간에서 움직여보아야 한다. 그 과정에서 테이블 위치나 화장실 동선 등을 정할 수 있다. 또한 다른 점포들을 방문해 동선을 살피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가급적 비슷한 업종과 비슷한 크기의 점포들을 찾아 직접 흐름을 체크한 후 적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어떤 경우에든 예상 방문 고객 수와 목표방문고객 수 책정은 사전에 이뤄져 있어야 한다.

 

상가투자자 입장에서는 창업자와 상부상조하는 관계인만큼 임대 후 필요하다면 인테리어나 구성에 대한 의견을 주는 것이 좋아 보인다. 창업점포가 잘 되면 결국 그 점포의 주인인 투자자에게도 이익이기 때문이다.

 

권강수 상가의신 대표·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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