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기기 앞에 병드는 손목… ‘손목터널증후군’ 때문?

과거 일부 직업군과 중장년층 이상에서 발생하던 손목터널증후군이 스마트 기기의 보급 이후 남녀노소 다양한 연령대에 고르게 발생하고 있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손이 저리고 감각이 저하되며 손목통증 등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주로 손과 손목을 고정한 상태로 오래 일을 하거나 반복하여 작업하면서 손목터널 내부의 압력이 높아지면 발생할 수 있다.

 

손목터널이란 손목 앞쪽에 있는 작은 공간으로 인대나 뼈 등으로 구성된 부위다. 이곳을 통해손가락을 움직이는 힘줄들과 정중신경 등이 지나간다. 그런데 손목을 너무 많이 사용하면 횡수근인대가 두꺼워지면서 손목터널이 좁아지며 정중신경을 압박하여 여러 이상 증세를 유발하며, 이러한 상태를 손목터널증후군이라 한다.

 

손바작 전체가 저리고 엄지부터 약재 손가락에도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잠을 자다가 손이 저리고 아파 깨는 환자들이 있을 정도다. 사람에 따라서는 손바닥과 손가락이 불에 타는 듯한 작열감을 호소하거나 감각이 떨어지는 증상을 느낄 수도 있으며 아예 아무런 증상을 느끼지 못하기도 한다.  정중신경에 가해지는 압력이 강해지고 손목터널증후군이 악화되면 근육 위축 등으로 이어지며 물건을 쥐거나 손을 움직여 작업하는 것이 어려워질 수 있다.

여성의 손목이 남성보다 가늘기 때문에 손목터널 내 공간 역시 좁은 탓에 남성에 비해 여성이 손목터널증후군에 더 취약하다. 손을 많이 쓰는 주부, 요리사, 미용사 등 직업군이 많이 생기고 컴퓨터 키보드나 모니터 등을 종일 사용하는 사무직 역시 손목터널증후군이 주로 생기는 직업군에 속한다. 일시적인 통증은 손목과 손바닥의 자세를 바꾸어 압력을 낮추고 손을 비비거나 주물러주는 등 움직이면 호전되지만 지속적으로 저리거나 불편하다면 정형외과를 찾아 상태를 확인해보아야 한다.

 

가벼운 손목터널증후군은 충분히 휴식을 취하면서 스트레칭을 자주 하면 나아질 수 있으며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나 신경통 약물 등을 이용해 약물치료를 하거나 주사치료, 물리치료 등을 하면 개선될 수 있다. 다만 보존적 치료를 3개월 이상 진행했는데도 상태가 나아지지 않거나 감각 저하로 인해 손을 마음대로 사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악화된 상태라면 수술이 필요하다.

 

임경섭 용인 매듭병원 정형외과 대표원장은 “손목터널증후군은 정중신경을 압박하는 인대 등을 절제하기만 해도 금방 증상이 호전될 수 있으나 발생한 지 오래 되어 신경이 손상된 경우라면 수술을 하더라도 감각 이상 등이 나아지지 않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가급적 발병 초기에 병원을 찾아 치료를 해야 후유증 없이 빠른 시간 안에 질환을 극복할 수 있으므로 손목통증이 생겼다면 곧장 의료진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수술로 증상이 개선되었다 하더라도 계속 손을 혹사할 경우, 손목터널증후군이 재발할 수 있다. 장시간 한 자세로 작업하는 것을 피하고 수시로 스트레칭을 하거나 손목을 주물러주어야 한다. 필요하다면 보호대 등을 착용하여 손의 사용량을 최소화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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