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1Q 매출 첫 9조원…김범석 “C커머스 공습, K제조업 지원 강화”

김범석 쿠팡Inc 의장. 쿠팡Inc 제공 

쿠팡이 1분기 첫 9조원대 매출을 기록한 가운데 김범석 쿠팡Inc 의장이 자본 투자를 통한 인프라 확대를 지속하겠다는 결의를 밝혔다.

 

◆매출 첫 9조원대 돌파

 

쿠팡Inc는 8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1분기 매출 71억1400만달러(9조4505억원), 영업이익 4000만달러(531억원)를 기록한 실적 보고서를 제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7조3990억원) 대비 28% 늘어난 수치로, 쿠팡이 분기 매출 9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1362억원) 대비 61%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적자로 전환하며 31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프로덕트 커머스(로켓배송·로켓프레시·마켓플레이스·로켓그로스) 매출은 64억9400만달러(8조6269억원)로 전년 동기(7조2176억원) 대비 20% 증가했다. 

 

올해 처음 실적에 반영된 명품 플랫폼 파페치와 쿠팡이츠·대만 사업 등 사업 매출은 6억2000만달러(823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813억원)의 4.5배 늘었다. 이는 2억8800만달러(3825억원)에 달하는 파페치 매출 합산 효과다. 

 

다만 손실 규모는 늘었다. 성장사업의 조정 기준 세금과 이자, 감가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적자는 1억8600만달러(2470억원)로 4배가량 늘어났다. 여기에는 파페치의 EBITDA 손실액인 3100만달러(411억원)가 포함됐다. 

 

◆“C커머스 공습…K제조업 등 지원 확대

 

김범석 의장은 컨퍼런스콜을 통해 C커머스(중국발 이커머스)의 국내 진입 장벽이 낮은 것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앞으로 인프라 확대 등에 투자를 강화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김 의장은 “(쿠팡은) 한국에서 여전히 성장하고 있지만, 5600억달러(761조원) 규모의 거대하고 세분화된 커머스 시장에서 우리 점유율은 여전히 한 자릿수”라며 “새로운 중국 커머스 업체들의 진출은 유통시장의 진입 장벽이 낮으며, 그 어떤 산업보다 소비자들이 클릭 한 번으로 몇 초 만에 다른 쇼핑 옵션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킨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최고의 상품군과 가격,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며 “풀필먼트 및 물류 인프라를 강화, 배송 속도를 높이면서 도서산간 지역 등 오지까지 무료배송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실제로 쿠팡은 오는 2026년까지 3년간 3조원 이상을 투자해 경북 김천, 광주 등 신규 물류센터 8곳을 운영하고 2027년까지 전국민 5000만명을 대상으로 로켓배송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서 김 의장은 한국 제조업에 대한 지원을 대폭 강화하기 위해 130억달러(17조원) 규모의 한국산 제조사 제품의 구매와 판매 금액을 올해 160억달러(22조원)로 늘리고, 무료 배송과 반품, 전용 할인 등에 올해 40억달러(5조50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로켓프레시(신선식품 무료 새벽배송)와 로켓그로스 사업을 통해 더 다양한 로켓 상품을 고객에게 제공하고, 중소 제조사들에겐 로켓배송 인프라와 네트워크를 이용하는 기회를 제공하겠다고도 덧붙였다. 파페치와 관련해서는 “연말까지 연간 조정 EBITDA가 흑자에 근접하도록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정원 기자 garden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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