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폐업 10년 만에 최고치... “쇠퇴기 진입 전조 현상”

한 서울 시내 아파트 공사 현장 모습. 뉴시스

올해 4월까지 폐업 신고를 한 건설사의 수가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 업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8일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폐업 신고 공고(변경, 정정, 철회 포함)를 낸 종합건설사는 전국 187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1년 1~4월(222건)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지난 4월까지 종합건설사와 전문건설사를 합친 전체 건설사의 폐업 공고 건수도 1284건으로 2014년 같은 기간(1577건) 이후 10년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었다.

 

이 통계는 보유 업종 중 일부 업종만 폐업신고하거나, 업종전환등록(종합→전문, 전문→종합) 등에 의한 폐업신고 건수도 포함돼 있지만, 공고에 기재된 폐업 사유를 보면 ‘사업 포기’, ‘건설업 경기 부진’, ‘사업 도산’ 등 사유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었다.

 

또 지난 3월까지 전체 누적 공고 수(998건) 대비 약 3분의 1 수준인 286건(종합 53건, 전문 233건)이 4월 한 달 만에 접수된 점을 고려하면, 4월에 폐업신고가 급격히 늘어났음을 알 수 있다.

 

폐업과 부도는 늘고 있지만 건설업에 새로 진입하는 업체는 감소하는 추세다. 지난해 건설업 신규등록은 총 9903건으로 2020년 대비 17.6% 감소했다. 올해 1분기 종합건설업 신규등록 건수는 143건으로 작년 동기(380건) 대비 62.4%, 직전 분기(569건) 대비 74.9% 급감해 올해에는 종합건설업체 수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2010년대 초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인 경기 악화로 종합건설업의 업체 수가 일시적으로 감소한 경우가 있어 이번 현상도 12년 만에 도래한 극심한 불황으로 볼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봤을 때 건설산업의 생애주기가 성숙기를 지나 쇠퇴기로 진입하는 전조 현상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 짚었다.

 

이어 “문제는 이러한 쇠퇴기의 진입이 너무 빠르게 진행되면 산업의 자연스러운 전환이 어려워 일자리의 급격한 감소와 구매능력 하락 등으로 인해 내수시장의 충격이 크고 사회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며 “쇠퇴기로 진입한다고 해도 경기의 등락을 반복하며 완만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단기적으로는 건설경기 부양, 장기적으로는 산업전환을 대비하는 선제적이고 현명한 대책의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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