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연의 어떤가요] 본업 경쟁력이 관건…이마트, 밤손님 맞는다

서울 중구의 한 이마트 점포에 영업시간 연장 안내문이 게시돼있다. 뉴시스

 본업 경쟁력 강화에 열중하고 있는 이마트가 밤 손님 맞이에 나선다. 이마트는 내달 1일부터 전국 131개 점포 중 68개 점포의 영업 종료 시간을 오후 10시에서 오후 11시로 1시간 연장한다. 지난해 4월 비용 절감 차원에서 영업시간을 1시간 단축한 지 1년 만이다. 오프라인 고객 경험을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 점포 수는 2019년 6월 407개에서 이달 기준 372개로 35개 줄었다. 비효율 점포를 정리하고 기존점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마트의 경우 신규 점포 출점까지 예고했다. 지난해 기록한 뼈아픈 적자를 만회하기 위해 보다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는 한채양 이마트 대표가 강조한 본업 경쟁력 강화와 맞닿아 있다. 한 대표가 가장 먼저 칼을 빼든 것이 바로 가격이다. 이마트는 직소싱과 대량 매입 등 유통 노하우를 발휘해 50여개 상품을 최저가 수준으로 선보이는 ‘가격 역주행’ 프로젝트를 전개하고 있다. 고객의 달라진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해 점포 리뉴얼을 단행, 매장 방문을 유인하는 데도 성공했다. 최근에는 용산점과 죽전점, 문현점을 식료품 특화 매장으로 리뉴얼하는 작업에 한창이다.

 

 이러한 노력으로 이마트 방문객수는 전년 동기 대비 83만명(2.7%) 늘었다.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의 경우 가성비 푸드코트 ‘T카페’가 입소문을 타면서 1분기 방문객수가 7.5% 늘었다.

 

 실적도 기대에 부응했다. 올해 1분기 자회사를 제외한 이마트의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93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4.9% 증가했다. 매출은 2.3% 늘어난 4조2030억원이다.

 

 이번 영업시간 조정도 고객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커머스 침투 속에 오프라인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가치를 전달하기 위함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고객 쇼핑 편의 증대를 위한 것”이라며 “상권 특성을 고려해 68개 점포의 영업시간을 조정한다”고 전했다.

 

 대형마트의 경우 영업시간 제한, 의무휴업일 등 각종 규제를 받고 있어 반등이 쉽지 않다. 이마트를 비롯한 대형마트 3사가 기존점을 특화 점포로 리뉴얼하고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수준의 자구책만 펼치는 이유다. 대형마트는 매월 2일씩 의무휴업일을 가져야 한다. 또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영업이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이커머스처럼 새벽배송도 할 수 없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유통산업에서 대형마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27.8%에서 2024년 13.3%로 급감했다. 같은 기간 온라인은 28.4%에서 49.8%로 뛰었다.

 

 대형마트가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대형마트의 온라인 배송 규제를 개선하고 의무휴업을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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