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 공세에 삼성·SK ‘긴장’…“캐파 확대 속도내야”

미국 버지니아주 매너서스에 위치한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입구. 뉴시스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마이크론)이 공격적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기지 구축을 늘리면서 시장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업계는 HBM 시장 1, 2위를 점유하고 있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더욱 경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 마이크론 “내년까지 점유율 확대”

 

22일 닛케이아시아 등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미국 아이다호에 차세대 HBM 연구개발(R&D)센터 및 생산공장 확장하고 말레이시아에도 HBM 생산공장을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마이크론의 HBM 생산 대부분이 대만 타이중에서 이뤄지는 만큼 세계 곳곳에 공장을 증설해 현지 및 인근 지역 수요를 확보한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를 토대로 시장 점유율도 확대할 방침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HBM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으로 SK하이닉스가 53%, 삼성전자 38%, 마이크론이 9%를 차지하고 있다. 마이크론은 내년 말까지 24~26%로 늘릴 계획이다. 

 

최근 마이크론 업황을 살펴보면 현재 2강 구도인 HBM 시장이 1년 만에 3강 구도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관찰한다. 마이크론은 올해 HBM 물량을 완판했으며, 엔비디아의 HBM3E 검증도 받았다. 

 

무엇보다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에 혈안이 된 미국 정부로부터 세제 혜택 등 지원을 추가로 받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미 지난 4월 61억 달러(약 8조4000억원)의 보조금을 받은 상태다. 

 

◆ “삼성·SK 캐패 확대 속도내야”

 

후발주자의 공세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HBM 출하량 목표치를 지난해 대비 2.5배로 설정했지만, 최대 2.9%로 상향 조정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4월 청주 M15X 공장을 HBM 등 차세대 D램 생산기지로 결정했으며, 미국 인디애나주에도 첨단 패키징 공장을 건설해 오는 2028년부터 차세대 HBM을 생산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생산능력 확대(캐파)를 늦출 경우 마이크론 점유율이 급격히 올라갈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한다. 업계 관계자는 “마이크론이 예상보다 빠른 규모 생산라인을 늘리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캐파 확대를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며 “양강구도를 유지하면서도 후발주자를 막을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정원 기자 garden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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