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청년 리포트] 고물가·경기둔화에 허덕이는 청춘들…어떻게 살아남을까

지난달 서울 중구 황학동 주방거리의 모습. 뉴시스

 #30대 직장인 부부 A씨와 B씨는 고물가와 불경기에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고 있다. 올해부터 일주일에 두 세 번은 늦은 오후 집 근처 대형마를 찾아 마감 할인 상품으로 저녁을 대신한다. 꼭 필요한 생활용품은 다이소와 테무에서 마련하고, 최근에는 당근마켓에서 아이패드 미개봉 상품과 안마기, 가습기도 구매했다. A씨는 “요즘같이 숨만 쉬어도 돈이 나가는 시기에는 덜 쓰고, 조금이라도 모으는 게 가장 좋은 자산 관리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자취 중인 20대 대학생 C씨도 배달 음식을 줄이고, 도시락을 싸서 다니기 시작했다. 학교나 토익 학원을 오갈 때는 버스나 지하철을 타지 않고 걷는다. 캐시워크 앱에서 리워드를 적립하기 위해서다. 퀴즈를 풀고 캐시 또는 커피 기프티콘을 받기도 한다. C씨는 “커피는 주로 선물 받은 기프티콘으로 먹거나, 편의점에서 사 먹는다. 저녁 약속도 일주일 한 번으로 줄였다. 취업도 쉽지 않아 짠순이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11일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는 2030세대의 달라진 소비 풍속도부터 정부·금융권의 정책 지원까지 알아본다. 

 

 

 

 경기 침체와 고물가에, 취업난까지 이어지면서 2030세대가 지갑을 닫고 있다. 2030세대 사이에서는 이른바 짠테크(짜다+재테크)가 확산하고 있고, 앱테크(어플+재테크), 중고 거래 등 다양한 형태로 소비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2030세대가 백화점에서 결제한 금액은 전년 대비 5.6% 감소한 4조2167억원으로 나타났다. 반면 가성비 좋은 매장의 매출은 크게 올랐다. 생활용품 매장인 다이소에서 지난해 2030세대가 결제한 금액은 5776억원으로 전년보다 12.2% 증가했다. 편의점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해 편의점 CU의 자체브랜드(PB) 득템 시리즈 매출 가운데 2030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58%에 달했다.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의 2030세대 사용량은 같은 기간 854만4725명에서 899만8188명으로 5.3% 늘었다. 전문가들은 “2030 청년세대들이 취업난과 고물가로 지갑을 닫기 시작했다”면서 “욜로(YOLO·한 번뿐인 인생을 즐기자), 플렉스(Flex·자기과시) 등은 옛말이 됐다”고 꼬집었다. 

 

 현재 청년들의 취업난은 심각한 수준이다. 특히 20대 청년층의 취업률 감소가 눈에 띈다. 통계청이 발표한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 1월 20대 취업자 수는 20만5000명이 감소했다. 30대는 9만8000명이 증가한 데 비해 20대 감소 폭이 더욱 컸다. 이는 경력 채용 선호 현상으로 경력이 적은 20대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쉬었음 청년은 전년보다 2만1000명 늘어난 42만1000명이었다.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코로나19 팬더믹 시작된 2020년(44만8000명)을 제외하면 역대 두 번째로 많다. 취업부터 막히니 자산은커녕 내 집 마련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는 결혼과 출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부는 청년층을 위한 금융지원과 함께 생애주기에 맞춰 주택구매 자금을 모으고 미래의 중산층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햇살론유스와 청년도약계좌, 청년주택드림대출 등 관련 금융 지원 정책을 내놓고 있다. 다만 실제로 청년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줄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금융권도 청년층 맞춤형 상품 출시부터 취업과 자립을 돕는 상생 금융까지 전방위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KB국민은행의 청년 정보기술(IT) 인재 양성 프로그램 KB 잇츠 유어 라이프(IT’s Your Life)가 있다.

 

 김대현 하나증권 용산WM센터장은 인터뷰에서 재테크 팁으로 “20대에는 요행을 바라지 말고 간접적인 경험을 쌓는 것에 초점을 둬야 하고, 30대는 금융자산은 20% 예금, 30% 채권, 50% 주식형 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짜길 권유한다”고 조언했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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