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랑살랑 봄바람이 불어오는 요즘, 누군가에게는 따뜻한 추억으로 물드는 봄이 알레르기 비염 환자들에게는 고통스럽고 힘든 시간으로 다가온다. 공기 중에 떠다니는 꽃가루를 비롯해 황사, 미세먼지 등이 알레르기 비염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알레르기 비염은 면역 체계가 특정 물질에 과도하게 반응하는 결과로 발생하는 만성 질환이다. 알레르기 비염은 국내에서 약 15%에서 20%의 인구가 겪을 정도로 흔하다. 최근 발생률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도시화와 기후 변화, 대기 질 악화 등 환경적인 요인들이 발병률을 높이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알레르기 비염은 꽃가루나 집먼지진드기, 애완동물의 털, 곰팡이 등 다양한 유발 물질에 의해 발생한다. 이러한 물질이 몸에 들어오면 면역 체계가 과민 반응을 일으켜 히스타민이 분비되며, 그 결과 콧물, 재채기, 코막힘, 가려움증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런 증상은 초기에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화돼 삶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 지속되는 콧물이나 코막힘 등으로 인해 수면 장애나 집중력 저하, 만성 피로와 같은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밤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고 낮에 졸음에 시달리는 일이 반복되면 학업이나 업무 능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또한 알레르기 비염은 천식이나 축농증, 중이염 등의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으며 성장기 어린이가 코막힘으로 인해 구강 호흡을 하게 되면 장기적으로 얼굴 형태나 구강 건강 등에 악영향을 주게 된다.
따라서 알레르기 비염 증상이 나타난다면 초기에 이비인후과를 방문해 원인을 파악하고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알레르기 비염 환자에게는 항히스타민제나 스테로이드 비강 스프레이, 항류코트리엔제 등 약물을 사용한 치료가 적용된다. 이러한 치료법은 증상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점진적으로 면역 반응을 조절하기 위한 면역요법도 많이 활용되는 치료법 중 하나다.
알레르기 비염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환자 스스로의 노력도 중요하다.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하는 물질에 접촉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꽃가루가 많이 날리거나 미세먼지, 황사가 심한 날에는 가급적 외출을 자제해야 하고 불가피하게 외출을 해야 한다면 마스크, 보안경 등을 사용해 항원물질과의 접촉을 최소화해야 한다. 외출 후에는 즉시 옷을 세탁하고 샤워 등을 통해 신체에 남은 알레르기 유발 물질을 깨끗하게 제거해야 한다.
실내 환경을 쾌적하게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애완동물의 털이나 집먼지진드기 등은 알레르기 비염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이러한 항원 물질을 깨끗하게 치워야 한다. 침구류나 커튼, 소파 등을 자주 세탁하고 햇볕에 말리면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 축적되지 않도록 관리할 수 있다. 공기청정기 등을 이용하여 실내 공기를 청정하게 유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김영수 동탄 코즈이비인후과 대표원장은 “처음에 그리 심하지 않다고 여겨 방치했던 증상이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악화되어 삶에 불편함을 줄 수 있는 질환이 바로 알레르기 비염”이라며 “알레르기 비염을 처음에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적인 문제로 남아 평생 고생할 수 있으므로 의심 증상이 있다면 즉시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 적절한 치료 및 관리를 시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