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조숙증, 성인 키와 정신 건강까지 좌우할 수 있다

최근 소아청소년에서 성조숙증 진단이 급증하면서 조기 검사의 필요성과 치료 시기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성조숙증은 사춘기 징후가 또래보다 이르게 나타나는 질환이다. 여아의 경우 만 8세 이전, 남아는 만 9세 이전에 유선 발달, 고환 크기 증가 등 이차 성징이 확인되면 의심할 수 있다. 조기에 적절한 진단과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성장판이 일찍 닫혀 성인이 되었을 때 최종 키가 작아질 가능성이 높고, 아이의 정서적인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다.

 

성조숙증은 단순히 키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 아니라, 전반적인 신체 균형과 정신건강에도 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또래보다 빠른 신체 발달은 아이 스스로에 대한 인식에도 영향을 미쳐 자신감을 잃거나 또래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위축감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사춘기와 관련된 정서적 변화가 조기에 나타날 경우, 아이는 이를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 불안정한 상태에 놓이기 쉽다.

이러한 문제를 예방하려면 평소 성장 상태를 면밀히 관찰하는 것이 필요하며, 빠른 키 성장이나 유방 발달, 음모 발달 등의 변화를 보인다면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최근에는 초등학교 저학년에서 생리를 시작하는 사례도 적지 않게 보고되고 있는데, 이는 결국 성장판 조기 폐쇄와 연결되어 최종 키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성조숙증은 단순히 크는 시점이 앞당겨지는 문제가 아니라, 성장 과정 전반의 리듬이 무너질 수 있는 신호일 수 있다.

 

대구 제일에스의원 서정열 원장은 “성조숙증은 조기에 발견해 치료할수록 성장 저해 요소를 줄이고, 아이가 또래와 비슷한 발달 속도를 유지할 수 있게 돕는다”며 “일부 부모는 ‘잘 크는 것’으로 오해하고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은데, 정확한 검사를 통해 진행 정도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조숙증은 단순히 신체적인 변화뿐 아니라 또래와 다른 성장 속도로 인해 아이가 심리적 위축이나 스트레스를 느낄 수 있다”며 “성조숙증 치료는 신체적 성장과 함께 아이의 정서적 안정까지 고려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식생활의 서구화, 비만, 환경호르몬 등의 영향으로 성조숙증 발생률은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과거 여아 중심으로 나타났던 성조숙증이 최근에는 남아에게도 점점 흔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빠른 사춘기 시작은 초기에는 키가 빠르게 자라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골연령이 앞당겨져 최종 성인 키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부모는 아이의 성장 속도와 사춘기 징후를 면밀히 관찰하고, 작은 변화에도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

 

성조숙증의 진단은 병력 청취와 진찰, 골연령 검사, 성호르몬 검사 등을 통해 이뤄진다. 조기에 치료가 시작될 경우 성호르몬 억제 주사 등으로 사춘기 진행을 늦추고 성장판이 닫히는 시점을 늦출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조기 발견과 꾸준한 관리이며, 이 과정을 통해 아이가 신체적, 정서적으로 건강한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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