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경제 상황이 장기간 저성장에 빠졌던 일본과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노후화된 경제 구조를 혁신해야 활력을 되찾을 수 있다고 짚었다.
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BoK이슈노트: 일본경제로부터 되새겨볼 교훈에 따르면, 오늘날 우리나라의 사정은 과거 장기간의 저성장·저물가로 이어진 일본과 닮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저출산·고령화 속도는 오히려 일본보다 빠른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 작성자는 장태윤 한은 조사국 물가통향팀 과장과 김남주 구조분석팀장, 손윤석 대구경북본부 대구경북경제조사팀 과장 등 3명이다.
과거 일본 경제는 전후 대외여건이 우호적인 가운데 정부 주도의 산업정책과 일본식 시스템의 순기능이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고도 성장을 달성했다. 하지만 1980년대 후반부터 나타난 구조적인 문제에 대해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면서 성장잠재력이 저하됐다. 이에 구조개혁 대응도 지연돼 경기침체가 장기화됐다.
우리나라 또한 부동산에서 비롯된 가계부채가 누증되어 왔다. 저출산·고령화 속도는 오히려 일본보다 빠른 수준이다. 여기에 글로벌 기술·통상환경은 치열한 첨단기술 경쟁을 펼치고 있다. 기술선도국 중심으로 급격히 재편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 사회가 구조개혁에 전향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면 잠재성장률 하락이 이어지고 재정의 지속가능성이 위협받으며 통화정책 운용도 제약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우리 경제는 갈림길에 서 있다고 봤다. 다만, 우리 경제는 최빈국에서 선진국으로 단기간 도약한 것처럼 저력이 있으며, 끊임없는 혁신 노력으로 제조공정 분야에서는 여전히 선두권의 경쟁력이 있고, K-콘텐츠 등 서비스업종에서도 소프트파워를 키워나가고 있다.
장 과장은 “국가의 흥망성쇠는 운명이 아니라 선택의 결과”라면서 “일본의 과거 경험에서 교훈을 얻어 우리 경제 수준에 비해 노후화된 경제구조를 혁신이고 창조적으로 파괴해야 우리 경제가 다시 활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정서 기자 adien1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