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에 이어 G7 정상회의 참석으로 정상외교에 시동을 걸었다. 지난해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이후 6개월 동안 사실상 정지 상태였던 정상외교가 재가동에 들어간 셈이다.
7일 대통령실은 이 대통령이 캐나다 앨버타주에서 열리는 G7 회의에 초청받아 참석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G7 정상회의는 7개 회원국(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캐나다) 정상간 다자 회의로, 오는 15~17일 개최된다. 취임 후 국익 중심의 실용 외교 노선을 천명한 이 대통령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며 첫 발을 뗀 바 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전날 오후 10시부터 약 20분 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했다. 두 사람은 공통으로 겪은 피습의 경험을 공유하고 골프 라운딩을 갖자는 이야기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양국의 쟁점 현안인 관세 협상에 있어서도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합의를 얘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이 통화 중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미국 초청을 받은 가운데 두 사람의 첫 대면은 G7 회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G7 회의가 캐나다에서 열리는 만큼 해당 일정을 마친 뒤 인접국인 미국으로 향해 트럼프 대통령과 단독 정상회담을 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G7 회의에 참석하는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양자 회담 혹은 한미일 회의 가능성도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4일 취임 선서식에서 “굳건한 한미동맹을 토대로 한미일 협력을 다지고, 주변국 관계도 국익과 실용의 관점에서 접근하겠다”고 한 바 있다.
G7 회의를 통해 대미 통상협상 관련 탐색전을 펼 가능성도 있다. 참석국 대부분이 미국과 통상 협상을 벌이고 있는 만큼, 현 상황 및 대응책 등을 공유할 기회가 될 수 있어서다.
이 대통령은 오는 24∼25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대통령은 주요국에 특사를 파견하는 방안은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