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증가 폭이 확대됐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여파로 주택 거래량이 늘어난 것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기 시작했다.
1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5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은 5조2000억원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월(4조7000억원)보다 증가 폭이 확대됐다.
가계대출 중에서 주택담보대출은 2~3월 중 늘어난 주택거래의 영향으로 증가 폭이 4조2000억원으로 확대됐다. 기타 대출은 가정의 달 관련 지출 등 계절적 자금 수요의 영향으로 전월에 이어 증가세를 이어갔다.
박민철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2~3월 토허제 이슈로 주택 거래가 크게 늘어났던 점을 보면 예상했던 규모”라면서 “3월 하순 이후 과열 양상이 조금 진정됐는데 5월 들어서 서울 아파트 가격의 오름폭이 다시 확대되고 있다. 정현재 추세를 보면 4월보다는 조금 증가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처럼 아파트 가격 오름폭이 다시 확대되고 거래량도 충분히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이 부분을 고려했을 때 향후 가계대출도 당분간 주택 관련 대출을 중심으로 상당한 증가 압력을 받을 것으로 우려가 된다”고 덧붙였다.
내달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2단계 시행 때처럼 막차 수요가 몰릴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 차장은 “막차 수요는 지난해 2단계 시행하기 전에도 그런 현상이 발생했다”면서 “마찬가지로 5~6월 중에 선수요가 일부 발생할 수 있다고 본다. 수도권이 스트레스 DSR 금리의 80%를 적용받고 있다. 추가로 부과되는 금리 폭이 아주 크지 않다. 의사결정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은행 기업대출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8조원이 늘어났다. 대기업 대출은 주요 은행들의 대출영업 활대, 일부 대기업의 일시 운전자금 조달 등의 영향을 받아 상당 폭 늘었다. 중소기업대출은 정책성 대출 공급이 지속됐으나 은행권의 신용리스크 관리, 부가세 납부 등 계절적 요인 소멸 등으로 증가 폭이 축소됐다.
은행 수신 역시 상당 폭 증가 전환했다. 지난달 20조2000억원이 늘어났다. 수시입출식예금은 지자체 재정집행 예정자금 예치, 기업의 결제성 자금 유입 등으로 증가 전환했다. 정기예금은 대출 증가로 일부 은행들의 예수금 조달 확대, 지자체 자금 일시 예치 등으로 증가 폭이 확대됐다.
코스피는 글로벌 무역갈등 완화, 새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 등으로 투자심리가 개선되면서 큰 폭 상승했다.
국고채금리는 미·중 관세협상 진전 등에 따른 미 국채금리 상승, 2차 추가경정예산 가능성 등으로 상당폭 올랐다.
최정서 기자 adien1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