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작은 습관 하나가 허리 건강을 결정짓는다. 무심코 반복한 잘못된 자세, 장시간 앉아 있는 생활, 과도한 운동은 어느 순간 허리에 경고음을 울리게 만든다. 특히 아침에 일어났을 때 허리가 뻣뻣하거나, 앉았다가 일어날 때 허리와 다리에 찌릿한 통증이 밀려온다면 단순한 근육통이 아닌 ‘허리디스크’일 수 있다. 하지만 다행히도 허리디스크는 초기라면 비수술적 치료만으로도 증상이 완화되고 일상 복귀가 가능하다. 중요한 것은 증상을 방치하지 않고 초기에 제대로 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다.
허리디스크는 정확히 말해 ‘요추 추간판 탈출증’이다. 이는 척추뼈 사이에서 쿠션 역할을 하는 추간판(디스크)이 어떤 이유로든 제자리에서 밀려 나와 주변 신경을 자극하면서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주로 허리에 무리가 많이 가는 직업군이나 운동을 많이 하는 사람에게서 자주 나타나며, 나이가 들수록 디스크의 수분이 감소하고 탄력이 떨어지면서 발생 빈도도 높아진다. 척추에 가해지는 압력이 반복되면 디스크가 손상되기 쉽고, 그로 인해 신경 압박이 생기게 된다.

허리디스크의 증상은 단계에 따라 다르다. 초기에는 허리에 묵직한 통증이나 불편함 정도로 시작된다. 하지만 점차 진행되면 엉덩이나 허벅지, 종아리까지 통증이 내려오고, 심한 경우 발끝 저림, 감각 저하, 근력 약화 등도 동반된다. 특히 앉거나 오래 서 있는 자세에서 통증이 심해지며,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통증이 번지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이 지속되면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주게 되며, 치료 시기를 놓칠 경우 수술까지 고려해야 할 수 있다.
초기 허리디스크라면 반드시 수술적 치료를 진행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대부분의 환자들은 비수술 치료만으로도 충분히 통증이 완화되고 기능 회복이 가능하다. 약물요법은 통증과 염증을 줄이는 기본적인 치료 방법으로, 진통제, 근이완제, 항염증제 등이 사용된다. 여기에 물리치료를 병행하면 통증 완화 효과를 높일 수 있으며, 척추 주변 근육을 강화해 재발 가능성도 낮출 수 있다.
도수치료 또한 중요한 비수술 치료 중 하나다. 전문 치료사가 손을 이용해 관절과 근육을 교정하고, 자세를 바로잡는 방식이다. 특히 신체 불균형이 심한 경우 효과적이며, 통증 완화뿐 아니라 움직임의 회복에도 큰 도움이 된다. 이 외에도 신경을 직접적으로 치료하는 방법으로는 신경주사가 있다. 대표적으로 신경차단술, 신경성형술, 고주파 수핵 성형술 등이 있으며, 이들 시술은 통증을 유발하는 신경 부위에 직접 접근해 염증을 가라앉히고 통증 전달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짧은 시술 시간과 회복 기간으로 환자들의 만족도도 높다.
비수술 치료의 핵심은 환자의 상태에 맞는 맞춤형 접근이다. 단순히 통증을 줄이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재발을 방지하고 허리의 기능을 유지하는 데 목표를 둬야 한다.
처음 허리 통증이나 다리 저림이 있는 경우 증상이 금방 좋아졌다고 해서 정확한 진단을 받지 않으면 무엇이 문제인지 알지 못하기 때문에 안 좋은 자세나 습관을 반복하면 디스크가 악화 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허리디스크 증상이 있다는 생각이 들면 현재 어느 디스크에 문제가 생겼는지, 자신의 자세나 습관이 무엇인지 알 수 있도록 전문의와 상의하여 환자가 원인에 대한 인식을 가지는 것이 디스크를 악화 시키지 않고 반복 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근간이라고 할 수 있다.
청담튼튼병원 척추외과 안성범 대표원장은 “허리디스크 초기라면 약물요법과 물리치료, 도수치료, 신경주사 등 다양한 비수술 치료법을 통해 통증을 충분히 완화할 수 있다” 며 “초기에 정확한 원인을 찾고 의료진과 상의 후 적합한 치료를 선택하는 것이 장기적인 척추 건강에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