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이노베이션이 인공지능(AI) 시대의 핵심 인프라 초대형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에너지 솔루션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고 12일 밝혔다.
전날 서울 종로구의 SK서린빌딩에서 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데이터센터 인프라 기업 BDC(Bridge Data Centres)와 데이터센터 에너지 솔루션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BDC는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총 1GW 규모의 초대형 데이터센터들을 개발·운영한 기업이다.
앞으로 SK이노베이션은 말레이시아에 있는 BDC의 초대형 AI 데이터센터에 에너지 솔루션을 제공한다. 해당 데이터센터는 국내 최대 데이터센터(270MW)보다도 훨씬 큰 규모로, 아시아에서 손꼽히는 초대형 시설이다.
SK이노베이션 측은 “해당 데이터센터에 AI 기반 에너지 관리 시스템(DCMS) 도입,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연료전지 등 보조전원 설계, 첨단 액침냉각 기술 및 냉매 공급 등 데이터센터 전용 솔루션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SK가 제공하는 DCMS는 데이터센터 곳곳의 전력 흐름과 이상 신호를 상시 모니터링해 예비 발전기와 보조전원이 적기에 가동되도록 만드는 최첨단 시스템이다. SK이노베이션 자회사 SK엔무브가 국내 최초로 상용화한 액침냉각 기술은 서버를 액침냉각 플루이드에 직접 담가 냉각하는 방식으로, AI·빅데이터 등 고발열 장비가 많은 첨단 데이터센터에 최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AI 데이터센터 운영에는 충분한 전력 공급과 효율적 전력운용 시스템 도입이 필수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11월 SK E&S와의 합병을 통해 정유, 화학, 배터리에서 액화천연가스(LNG), 수소, 풍력, 태양광, 소형모듈원전(SMR)까지 아우르는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이 같은 경쟁력을 토대로 글로벌 시장에서 에너지 솔루션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김무환 SK이노베이션 에너지솔루션 사업단장은 “이번 협약을 계기로 AI 데이터센터 에너지 솔루션의 기술력 및 경제성을 평가받아 글로벌 시장에서 상품화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기업들과 공동 연구개발(R&D)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케빈 관 BDC 최고투자책임자도 “지난 10년간 범아시아 지역에서 초대형 데이터센터의 발전을 이끌었으며 현재 세계 최고 수준의 컴퓨팅 솔루션을 위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며 “SK와 파트너십을 통해 데이터센터 전용 그린 에너지 솔루션의 발전과 고객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