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석 환자들이 흔히 겪는 고민 중 하나가 바로 ‘가려움증’이다. 투석 받는 팔이 가렵거나, 시술 부위와 관계없이 온 몸에 가려움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상당히 흔한 합병증 중 하나로, 투석을 받는 환자의 40~50%가 가려움증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트병원 혈관센터 김유동 원장(인터벤션 영상의학과 전문의)의 도움말로 투석과 함께 나타날 수 있는 가려움증 관리법에 대해 알아봤다.
투석 후 나타나는 가려움증은 처음 시작한 사람보다 오래 받아온 환자에서 빈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려움증의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김유동 원장은 “대표적인 가려움증 원인 중 하나는 인(P)과 칼슘(Ca) 같은 전해질이 충분히 제거되지 않은 것”이라며 “가려움증을 예방하고 완화하려면 먼저 투석실에서 칼슘과 인 수치가 적절히 조절되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뿐 아니라 신경계의 손상으로 인해 가려움증이 유발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보통 가려움증을 호소하는 환자는 투석 받는 팔에 증상을 많이 느낀다. 팔뿐 아니라 전신이 가려운 경우 신경 자체가 망가지면 특별한 원인 없이 가려움이 느껴질 수 있다.
김유동 원장은 “샤워 시 뜨거운 물이 아닌 미지근한 물로 씻고 보습제를 충분히 사용하며 과도한 마찰을 피하는 게 권고된다”며 “특히 몸이 간지럽다고 때를 세게 미는 습관은 피부를 더욱 건조하게 만들고 가려움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 같은 관리에도 가려움증이 지속된다면 약물 치료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투석 상태와 전신 컨디션을 고려해 병원 담당 의사와 상의 후 적절한 약을 처방 받아야 한다.

칼슘과 인이 조절되지 않은 상태가 지속될 경우, 투석 혈관이나 신체 다른 부위에 석회화가 진행될 위험이 있다. 석회화가 진행되면 혈관 기능에 문제가 생기고, 이는 투석 효율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피부를 심하게 긁어서 갈라지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이때 피부 장벽이 무너지며 세균이 침투, 염증이 생기기 쉽다. 심한 경우 혈관 내에까지 염증이 발생한다. 이런 염증은 수술로 제거해야 할 수 있다.
김유동 원장은 “투석 환자들에게 가려움증은 단순한 증상이 아니라 치료와 관리가 필요한 중요한 문제”라며 “투석 초기부터 적극적인 보습과 전해질 조절을 시행하고, 증상이 지속될 경우 주치의와 상담해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