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긴장 고조...국제 유가와 원·달러 환율 전망은?

17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스마트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스라엘과 이란의 긴장이 고조됐지만 원·달러 환율은 여전히 관망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제유가가 급등하는 등 불안 요소는 여전하다.

 

18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17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1원 내린 1362.7원에 주간 거래(오후 3시 30분 기준)를 마쳤다.

 

이스라엘이 이란을 선제타격하는 등 중동 긴장이 고조되면서 유가가 급등하는 등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다.

 

지난 밤사이 이란이 상호 공격 중단과 핵 협상 재개를 원한다는 뜻을 제3국을 통해 이스라엘과 미국에 보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하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인터뷰에서 “그들은 거짓말하고 속이고 미국을 함께 엮는 가짜 회담을 계속하고 싶어 한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동 상황 등을 이유로 캐나다 캘거리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조기 귀국한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모두 즉시 테헤란(이란)을 떠나라”고 적기도 했다. 현지 주민 등에게 대피령을 내리는 등 긴장이 고조되는 모양새다. 이에 글로벌 달러화는 강보합세를 유지했다. 여기에 일본은행(BOJ)은 기준금리인 단기 정책금리를 현행 수준(0.5%)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시장의 예상을 벗어나지 않은 결과가 나오면서 환율은 소폭 하락세를 이어갔다. 위재현 NH선물 연구원은 “중동 지역 리스크는 여전히 달러화의 발작적 강세를 유발할 요인”이라면서 “이란이 제3국을 통해 휴전 제스처를 취했다는 소식에 달러화는 한때 하락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이란의 최고 지도자 제거까지 언급하자 낙폭을 상당 부분 만회하며 긴장감이 여전하다. 원자재 시장 역시 불안 요소를 일부 반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당분간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쟁의 범위와 강도에 따라 경제에 미치는 충격 수준은 크게 달라진다. 지난해 4월에도 전쟁 발발 후 한 달 동안 전쟁 양상을 결정하는 주요 이벤트가 발생했다”면서 “상황을 예단하기보단 실물경제 및 금융환경 충격을 가늠해 포트폴리오 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국제유가는 요동치고 있다. 17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발언이 공개된 이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은 2% 상승한 배럴당 73.17달러에 거래됐다. 브렌트유 선물은 1.8% 오른 74.52달러에 거래됐다.

 

국제유가는 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 이후 7% 이상 상승했다. 당분간 이런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유가는 당분간 상방리스크가 우세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부재하더라도 미국과 이란 간 핵 합의 중단에 따른 이란 원유 수출 차질, 미국의 이란 제재 강화 등의 가능성은 남아있기 때문이다. WT1 기준 80달러 선을 일시적으로 상회할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으나 90달러 선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급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정서 기자 adien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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